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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1막을 마무리하며.

by 쿠요

10대에 천문학자를 꿈꾸었다.

20대 초에 꿈을 잃었고

대학생활동안 방황을 하다가 앞날이 창창한 공대의 길을 벗어나기로 했다.


20대 중반 수학교사가 되었고

그마저도 마음이 정착하지 못해

학교를 그만두고 학원을 전전긍긍하던 중 결혼을 했다.


무슨 일을 하며 살아야 할까.

나는 무엇을 좋아할까.

헤매며 고민하던 중 베이킹을 만났다.




21살에 아버지를 잃었고,

27살에 어머니가 아팠다.


나를 지탱하던 기둥이 뿌리채 흔들렸지만, 그래도 살아갔다.



이 모든 순간들은 나에게 선택의 연속이었고,

그 선택의 때마다 옳다고 생각한 것을 기도하며 선택했다.


그리고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현재 남편과 함께 운영하는 용인의 언덕 위 숨겨진 카페, 지니엄의 이야기가 시작이 되어야 할 때가 왔다. 지금으로부터 자그마치 8년 전. 이 떄의 나는, 내가 이렇게 파티쉐로 길을 걸어갈 거라도 상상이나 했을까.



그러니, 부디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스스로' 선택하는 경험을 계속 쌓아가기를.

설령 후회하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기를.


이 글을 읽어왔던 모든 분들이 흔들리며 방황했던 나의 경험을 통해 조금이나마 자신의 삶에 용기를 낼 수 있길 바라본다.






| 저의 글을 읽어주시는 구독자 분들께.

우선, 감사합니다.

갈피를 잡지 못하고 끊임없이 방황했던 저의 20대의 이야기를 읽어주신 것만으로도 많은 위로가 됩니다. 저의 20대는 오롯이 저의 선택들이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굳이 그런 선택들을 하지 않아도 되었겠다 싶은 순간들이 있어 아쉬울 때는 있지만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세상의 흐름과 타인의 말로 저의 선택을 정했던 게 아닌 정말 제가 옳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선택해 왔던 순간들이니까요. 초라해지고, 보잘것 없어지더라도 하나님께서 늘 저와 함께 하실 거라 믿었습니다. 그리고 그거면 충분했어요. 저는 지금도 여전히 하나님께서 너무나 세밀하게 저를 인도하고 계심을 믿고 의지하고 있습니다.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까.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 것일까.

그런 고민들이 너무 버거울 때 제가 던진 질문은 이것입니다.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고 싶은가.”

그 질문이 지금 방황하는 누군가에게 일말의 힌트가 될 수 있길 바라며 이 책을 마칩니다.


이제 뒤이어서 연재될 "언덕 위 지속가능한 카페를 위하여“ 에서는 어머니를 간병하는 와중에 시작된 카페창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눈물 가득하고 치열했던 이 때는.. 지금의 지니엄이 있기까지의 초석과 같은 시간이었죠. 과거 이야기이지만, 그렇게 살아왔던 삶의 뒷모습을 여러분에게 공유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다시 한 번, 함께 이야기의 여정에 동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누군가에게 용기가, 위로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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