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2] 코로나 시작 속, 소통하는 커피바

시즌 1의 종료. 시즌 2의 시작.

by 쿠요

2019년 12월. 중국우한에서 코로나 19가 발생했다. 그 당시만 해도 중국의 이야기라고 생각했고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확진자가 없었기 때문에 큰 관심이 생겼던 건 아니었다. 조금만 관리 잘하면 그렇게 심하게는 번지지 않겠지 라는 생각이 대부분이었던 시절.


지니엄은 이제 막 생긴 쿠키 6종류와 각각의 쿠키가 가지고 있는 스토리로 인스타에서 점차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하던 때였다. 그러다 보니 지니엄에 오는 손님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뉘었다.

쿠키가 관심이 있어 오는 분들.

우리가 인스타그램에 계속해서 올리는 우리의 가치관에 동의해서 오는 분들.


인스타그램에 지속적으로 우리가 하루하루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올렸고, 우리가 어떤 마음과 생각으로 쿠키와 커피를 만드는지에 대해 말했다. 그걸 보고 지니엄 자체가 궁금해서 오셨던 분들은 우리의 단골층이 되었고, 처음엔 쿠키를 통해 지니엄을 알게 되었다가 우리의 생각들이 궁금해져서 우리의 단골이 된 분도 생겼다. 즉 한마디로 우리는 진득한 단골층이 생겼다.


지니엄 초창기, 손님을 환대하고 진득하게 대화를 나누었던 지니엄의 투박한 첫 번째 작업대에 의자를 끌어와 우리와 이야기하려는 손님들이 늘었다. 최대 두 사람만 겨우겨우 앉을 수 있었던 지니엄의 바는 인기석이 되었고, 바 자리에 앉으려고 왔다가 타이밍이 맞지 않아 다른 자리에 앉았다 인사만 겨우 나누고 가게를 나가는 경우가 종종 생겼다.


손님이 늘고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었지만, 동시에 우리가 예전부터 나누던 정서를 함께 나누지 못한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렸던 우리는 없던 살림에 정말 큰 결심을 했다. 쿠키를 팔며 그나마 조금씩 모았던 돈을 다시 전부 쏟아부었다.... 일종의 투자였다.


"바를 바꾸자."

1585532863704.jpg_compressed.JPEG 시즌 1. 지니엄의 가장 첫 모습. 맥시멀리스트의 끝판왕. 밖에서 주워온 나뭇가지를 천장에 걸어두던 날 것 그대로의 시절.

2020년 1월 1일. 우리는 첫 작업대를 부수고 새로운 커피바를 만들었다. 그래도 첫 공사를 해봤다고 두 번째 공사를 할 때는 조금 감을 잡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의 생각을 읽어낸 것처럼 작업을 해주는 목수, 망치든 형제를 만났다. (이때부터 우리의 모든 공사는 이분들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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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알았다. 작업대를 구상할 때는.... 정말 모든 그림이 머릿속에 그려져야 한다는 걸. 첫 번째 바의 실수들을 어떻게든 수습하기 위해 모든 수납의 치수를 다 정해서 작업대를 짰고 결과는....... 무척 마음에 들었다.


손님들이 앉을 수 있는 자리가 4자리가 생겼다. 도저히 외부인테리어를 할 수는 없어서 겨우 겨우 외관 프레임에 시트지도 붙였다. 외부 인테리어를 너무..... 목재로 하고 싶었는데 돈이 없어서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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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2 커피바의 모습. 좀 더 손님들과 편안하게 이야기 할 수 있게 되었다.


맨 처음 지니엄의 모습이 부산스러운... 조잡한 느낌이 많았다면, 새로 바를 만들고 나자 한 결 카페 같은 모습이 되기 시작했다. 이제 사람들이 이곳을 카페라고 인식하기 시작했으니까.


때마침, 베이킹을 담당하던 쿠요는 새로운 쿠키를 만들어 냈다.

지니엄 쿠키의 색깔을 보여주기 시작한 쿠키. 바로, 사계절을 해석한 사계시리즈다. 첫 시작이 딸기를 넣어 만든 봄의 과자, 봄딸기였다. (이후로 복숭하. 가을화과. 겨울향. 이렇게 사계시리즈가 완성되었다.)

KakaoTalk_20250921_231833775_02.jpg ..... 2020년에 처음 출시할 때는 너무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면 조금.. 부끄럽다.

쿠키가 만들어지는 과정.

그 과정 속에서 하는 고민. 노력.

이런 이야기들을 계속 손님들에게 공유했다.

그러자 손님들은 단순히 쿠키를 먹기 위해 오는 게 아닌, 쿠키 속 이야기를 직접 경험하기 위해 지니엄에 오기 시작했다.


새로운 쿠키들을 계속해서 만들어 냈던 때였다. 다양한 쿠키들이 세상에 나오자 사람들의 관심이 모였다. 그리고 때마침..... 두꺼운 르뱅쿠키가 유행하기 시작했고, 두툼한 쿠키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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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선물 포장이 늘었다. 이 때만 해도 두툼한 르뱅쿠키는 흔하지 않았다.


공사를 하고,

새로운 쿠키들을 만들었는데 마침 르뱅쿠키가 유행하기 시작했고,

유튜브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당시 우리의 지인 중 막 유튜브를 시작해서 열심을 내는 친구가 있었다. 우리의 생각을 좋아해 줬던 그 친구는 우리의 인터뷰 영상을 만들고 싶어 했고, 2020년 4월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가자..... 급속도로 지니엄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아. 알려진 다는 건 이런 거구나. 전국 각지에서 인터뷰를 보고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했고, 언덕 위에 외딴섬처럼 존재하던 이곳이 조금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1naRhWzMQP4



그리고 2020년 8월. 조금씩 한국에도 퍼지기 시작한 코로나로 사람들은 불안해했고 마스크착용 의무화, 사회적 거리 두기가 제도화되기 시작했다. 거리에 사람들이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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