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3] 코로나 위기 속 기회

시즌 3. 지니엄의 대중성을 만들어준 디저트의 시대

by 쿠요

거리에 사람들이 없어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모여서 다니는 것이 당연했던 시절이었는데, 점점 누군가와 만나게 되는 것이,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는 것이 꺼려지게 되었다. 그러자 식당, 카페 등 자영업을 하던 사람들은 하루에 반토막이 나버린 매출에 코로나의 심각성을 온몸으로 느꼈다. 2020년 후반에 거리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로 그 무렵, 사람들은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을 두려워했고 타의에 의한 격리조치는 사람들에게 코로나블루를 겪게 하기 시작했다. 밖으로 에너지를 쏟을 수 없으니 온라인으로 즐길거리를 찾기 시작했던 시장의 수요는 디저트택배시장을 급속도로 성장시켰다. 그와 함께 급성장하기 시작했던 디저트 트렌드는 르뱅쿠키였고, 때마침 어띵쿠키라는 6가지의 르뱅쿠키를 만들어내고 있었던 지니엄은 "지니엄쿠키"라는 타이틀로 택배수요가 급격히 높아지기 시작했다.


"택배로 보낸다고...?"


당시 인스타 DM으로 끊임없이 요청되는 택배 문의에 그런 시장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커요와 쿠요는 반신반의하는 느낌으로 조심스럽게 택배를 오픈했다. 결과는..... 오픈하자마자 준비했던 수량이 전부 끝나버렸다. 처음엔 어안이 벙벙했다. 처음만 그런 줄 알았는데, 한 주 한 주 택배를 오픈하면 오픈할수록 수요가 점점 더 늘었다.


운이 좋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었다.

쿠키가 좋아서 쿠키를 하나씩 하나씩 개발했는데 갑자기 르뱅쿠키가 트렌드가 되었고,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맛있는 디저트를 집에서 택배로 시켜먹는 디저트 시장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그 흐름 속에 지니엄이 있었고 언덕 위 아무도 오지 않던 작은 가게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앉을자리도 많지 않았었는데, 심지어 거리두기 때문에 매장이용도 제한되기 시작하니 사람들은 전부 쿠키를 테이크아웃해 갔다.


포장이 급격히 늘었다.



그러나 문제가 하나 있었다. 이만큼이나 디저트 수요가 많아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우리에게 디저트를 만들어낼 작업환경이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원래 수요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작은 테이블냉장고 위에서 반죽기 하나 올려놓고 작업했었는데 점점 만들어내는 양이 많아지다 보니 작업 공간도, 효율도, 삶의 질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영업시간 안에는 포장손님을 응대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결국 작업은 매장 문을 닫은 저녁 시간에 하다 보니 하루에 15~18시간 정도 일하는 생활이 반복되었다. 아침 7시에 출근해서 저녁 10시가 넘어서 집에 돌아가는 생활이 반복되자, 아무리 이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감사함을 찾는다고 해도 절대적인 몸의 한계에 부딪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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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그 모습을 계속 옆에서 지켜보고 도와주던 커요가 말했다.


"작업하는 사람이 행복해야지. 우리... 작업실을 만들자. 손님들이 앉을 공간들이 줄어들고 금전적인 부담이 있겠지만 멀리 보면 결국 작업실이 마련되어야 해."


이제야 돈이 조금씩 모이기 시작했는데.... 결국 다시 큰돈이 나가야 하는 일이 생겼다. 그 사실에 쿠요는 꽤나 심난했지만, 그래도 그의 결정이 맞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2020년 11월. 갑작스럽게 주문이 들어오는 쿠키를 통해 어렵게 모았던 돈으로 우리는 다시 베이킹작업실을 만드는 데 투자했다. 코로나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지금은 홀의 크기를 줄이고 테이크아웃과 택배를 더 활성화해야 하는 때라는 판단이었다.


그렇게 지금의 지니엄 베이킹 스튜디오, 일명 지베스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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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엄 베이킹 스튜디오가 탄생했다. 탁 트인 공간에서, 밖을 바라보며 작업할 수 있도록.

공사를 하는 동안은 틈틈이 서울의 디저트 카페들을 돌아다녔다. 코로나시기에는 확실히 디저트 테이크아웃점이 정말 많았고 우리는 아예 숙소를 하나 잡은 뒤 그곳에서 사 온 디저트를 다 먹으면서 공부했다. 틈틈이 견문을 넓혔고, 이렇게 계속 돌아다니며 먹어볼 수 있는 디저트 세계를 넓혔던 것이 앞으로의 방향에 큰 도움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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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틈히 공부하자. 돌아다니자. 경험하자.


자, 그렇게 본격적인 디저트 생산이 가동되기 시작하는, 지니엄의 시즌 3이 시작되었다. 이때부터 디저트를 만들어내는 실력이 급속도로 늘었다.


바야흐로 쿠키 전성기.

작업실을 갖추고 오븐을 늘렸다.

지니엄 쿠키의 시그니처인 사계시리즈. 계절을 담은 봄딸기, 복숭하, 가을화과, 겨울향이 완성되었고 지니엄의 에스프레소로 만드는 바닐라라테, 수많은 사람들이 애타게 기다리며 좋아했던 말차, 찐민초, 스콘, 파운드, 등 지니엄만의 새로운 이야기를 담은 디저트 라인업이 나왔고, 그에 따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며 지니엄을 대중들에게 인식시킨, 2021년 쿠키전성기가 왔다. 그리고 이때 처음으로... 파트타이머가 생겼다. 커요와 쿠요 외에 함께 일해주는 친구들이 생겼다는 건 꽤나 감동스러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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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속에서 사람들에게 잊혀질 수 있었던 언덕 위 작은 카페가 오히려 사람들에게 인식되기 시작했다. 쿠키를 먹기 위해 왔던 손님들이 지니엄만의 소통하는 커피바에 매료되어 단골이 되기도 했고, 작은 가게에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했던 복작복작 정겨운 시간이었다. 지니엄커피로스터리로 시작했지만 점점 지니엄쿠키로 사람들에게 자리매김했고, 그만큼 대중성을 드러냈다. 쿠키 때문에 왔다가 커피를 마시는 사람도 늘었고, 이곳에 사람들의 온기가 가득하다는 사실에 참 행복했던 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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