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라고나 in Spain

여행 후 어반드로잉

by 밝은 숲

요즘 TV 예능프로그램에서는 코로나 이전처럼 해외여행 프로그램들이 많아졌다. 그중에는 내가 작년에 여행한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도 끼어 있다. 화면으로 보이는 바르셀로나 곳곳은 많은 추억들을 상기시킨다. 그리고 그 기억들은 바르셀로나 여행 중 찍었던 사진들을 들춰보게 만든다.


나의 여행 스타일은 한 도시에 숙소를 잡아 그 지역을 여유 있게 돌아보고 하루 코스로 그 주변 지역을 둘러보는 식이다. 1년 전 바르셀로나 여행 때도 마찬가지였다. 바르셀로나에 머물 에어비앤비를 구하고 그 주변 도시를 하루 코스로 다녀왔다. 르셀로나 여행을 준비할 동생들과 함께 다닐 근교 도시를 알아봤는데 몬세라트와 타라고나가 적절해 보였다.


몬세라트는 기암괴석으로 유명한 산이 있고 타라고나는 지중해의 발코니라는 별명을 가질 만큼 바다 풍경이 빼어난 곳으로 알려져 있었다. 바르셀로나에서는 가우디가 만들어 놓은 문명을 즐기고 몬세라트와 타라고나에서는 스페인의 자연경관을 즐기면 좋을 것 같았다. 그렇게 해서 타라고나는 우리의 여행 목록에 추가되었다.

타라고나 풍경

우리나라 여행사에서 진행하는 스페인 패키지여행 코스에 타라고나는 들어가 있지 않아서 별로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바르셀로나에 오래 머무르는 자유 여행자라면 타라고나는 꼭 가볼 만한 도시이다. 고대 로마 시대에는 이베리아 반도의 중심 도시였을 만큼 타라고나는 고대 로마의 유적지들도 많다. 이를테면, 고대 로마시대에 만들어진 원형경기장이나 성벽, 수도교들이 남아 있는 역사적인 도시이기도 하다.


봄햇살 따사로운 1년 전 이맘때의 타라고나 풍경이 기억난다. 바르셀로나 산츠역에서 1시간가량 바다 풍경을 바라보며 가다 보면 타라고나에 도착한다. 기차에서 내려 언덕에 오르면 지중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이 있다. 지중해의 발코니라 부르는 그곳에서 내려다보이는 바다는 에메랄드빛으로 반짝이고 멀리 수평선까지 펼쳐져 있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그리고 자동적으로 함께 온 일행과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게 된다. 그렇게 타라고나에서 바라보는 지중해는 아름다운 추억 속 풍경 중 하나로 남아있다.


벽화가 그려져 있는 건물, 타라고나

타라고나 대성당 올라가는 길에는 독특한 건물이 하나 있다. 이 건물의 독특함은 건축물의 외양 때문이 아니라 벽화 때문이다. 층마다 발코니가 만들어져 있는 건물의 외벽은 실제가 아니라 그림이다. 이를테면 건물 벽화인 셈이다.


유럽식으로 0층인 적색빛 대문에는 백마 한 마리가 빼꼼히 머리를 내밀고 있고 1층 베란다에는 귀족과 시종들이 서 있고 2층에는 카탈루냐 자치 주의 깃발이 걸려 있으며 2층과 3층 각각의 발코니에는 잘 가꿔져 있는 화분에 알록달록 꽃들이 활짝 피어 있는 그림이다. 나는 사진으로 찍어왔던 이 풍경을 어반드로잉으로 그려보고 싶어졌다.

타라고나 펜드로잉

우선 24 ×32cm 크기의 수채화지에 스케치를 하기 시작했다. 이 그림의 중심은 벽화가 있는 건물다. 벽화를 그리기에 건물의 외벽은 넓지만 내가 그리는 종이는 작아서 생략할 사람들을 취사선택해서 스케치했다.

타라고나 어반드로잉

그리고 수채화 물감으로 채색을 했다. 하늘에는 뭉게구름을 그려 넣었고 흰색 자동차는 파란색으로 칠하고 앞면은 자판기 한 대만 그리고 비워 두었다.


오랜 시간이 걸려 타라고나의 추억은 한 장의 그림으로 완성되었다. 그림을 그리면서 동생들과 구도심을 산책하고 바다를 거닐고 카페에서 마셨던 에스프레소가 떠올랐다. 리나라 일상에서는 아메리카노가 습관이어선지 에스프레소를 마시게 되지 않는데 유럽에 가면 무조건 에스프레소를 마시게 된다. 설탕을 듬뿍 넣은 에스프레소는 어느 지역 어느 동네에서나 맛이 좋아서 에스프레소는 유럽의 추억 중 하나가 되었다.

마침 타라고나의 한 카페에서 마신 에스프레소 사진이 있어 그려보았다. 빨간색 야외 테이블에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있는 여인이 프린트되어 있는 잔과 설탕, 그리고 동생의 실루엣이 비치는 스푼까지 그리다 보니 름 한 점 없던 푸른 하늘과 라고나의 한 카페 풍경이 떠오른다.


여행은 여행할 때만이 아니라 다녀와서 그림을 그리면서 에스프레소 한 잔의 추억까지 상기시키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그래서 여행의 추억은 여행하는 것만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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