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린봄 Jan 01. 2022

07. 공기정화식물 율마 키우기

나의 반려식물1.



07. 공기정화식물 율마 키우기

나의 반려식물1.

글 그린봄




반짝반짝 연둣빛 율마.


나는 2017년도 겨울부터, 식물을 키우기 시작했다. 이렇게 처음 식물에 관심이 생겼을 쯤에는 최악의 미세먼지로 인해 외출이 어려운 첫 시기였다. 게다가 그다음 연도에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또 외출이 어려운 시기가 연속적으로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나 역시도 "공기정화식물"에 대해 관심이 높았었다. 식물을 키우면 조금 더 실내의 공기정화에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었다. 몰론 큰 도움을 기대하기는 어려웠지만 말이다. 그중에서 율마는 공기 중의 오염물질 제거 능력이 있으면서 율마를 만지면 나오는 특유의 상쾌한 레몬향, 피톤치드(스트레스 해소 및 살균 작용) 덕분인지 기분을 좋게 했다.

그 겨울, 화원에 갔을 때 유일하게 반짝반짝 연둣빛 초록을 지닌 작은 화분 본다면, 이 작은 율마 한 화분을 데리고 올 수밖에!








율마는, 물을 좋아하는 식물이다.


나는 식물을 키우기 위해 작은 온습도계를 준비했다. 우리 집 아파트 베란다 환경의 경우는 햇빛이 잘 드는 곳이었지만, 여름의 장마 기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건조한 환경이었다.  물을 좋아하는 식물 중 하나인 율마 화분에는 건조한 베란다 환경 때문에 하루 지나고 난 다음에는 화분의 겉흙이 늘 말라있었다. 그래서 하루가 지나면 화분의 물을 주어야만 했다. 그렇게 율마를 키우면서부터는 매일 율마 물 주기부터 하루를 시작했다.

율마는 뿌리가 얇은 특징이 있기 때문에 화분에 물이 충분히 않으면 금방 잎이 말라버리면서 회복하기가 어렵게 된다. 그래서 더욱 나는 율마의 물 주기를 열심히 했다.


처음에는, 10센티 작은 율마였을 때는 매일 일어나는 아침 마 다작은 한 컵으로 주기 시작하다가 여름을 지나면서는 분갈이 후에는 1L 페트병 한 병을 모두 줄 만큼 쑥쑥 자라주었다. 열심히 물을 날라다 준 덕분인지 처음 화원에서 데리고 온 율마는 다행히 시들지 않고 일 년을 잘 자라 주었다. 매년 겨울이 오면서도 율마의 향과 초록함은 그대로였다! 사계절 늘 초록한 율마, 그 초록함만 보아도 늘 마음의 위로가 되었다. 그리고 율마 키우기에 조금 자신감이 생기고부터는 베란다 안에 작은 율마 숲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몇 그루의 율마 화분을 몇 개 더 데리고 오면서 나는 더욱 아침이 되면 물고픈 율마들의 물 주기에 바빠졌다.



2017년, 베란다의 율마들





 

율마 키우기, 그리고 가지치기.


나는 베란다 창가 근처에 두고 율마를 키우고 있다. 식물은 물 주기도 중요하지만, 통풍과 햇빛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리 집은 아파트 꼭대기층이었기 때문에 비교적 햇빛은 잘 들어오는 편이라 율마가 잘 자라주었다. 하지만 식물은 물만 주고만 키우다 보면 키만 자라게 된다. 그래서 적당한 가지치기도 필요하다.

나는 처음에 식물 가지치기를 어떻게 할지 몰라서 며칠을 고민만 했었다. 사실 식물 가지치기의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다. 각자의 기준으로 긴 가지들이나 조금씩 상한 줄기나 잎을 잘 정리해 주면 되었다. 나는 아침마다 율마에게 물을 줄 때마다 조금씩 가지치기도 해주고, 잎 끝을 정리해주는 '순 따기'를 해주면서 율마를 더욱 풍성하게 키우고 있다.

처음 데리고 온, 율마는 작은 화분이어서 그런지 율마의 레몬 향기가 잘 나지 않았지만, 집에서 어느 정도 키우면서부터는 그 진한 레몬 향기가 났다. 특히 가지치기를 하면서 율마의 가지에서 퍼져 나오는, 살짝 잎을 스치기만 해도 로즈메리만큼 진한 향기가 퍼졌다. 덕분에 율마를 키우면서 집안 가득 레몬향이 가득해지는 것이 참 좋았다. 물을 가득 먹고, 잘 자라는 율마는 햇살이 좋은 날의 새 순은 햇살을 받아 더욱 연둣빛이 반짝반짝, 황금색으로 빛나는 연둣빛을 만나는데 정말 예쁜 초록빛을 보여준다.



풍성한 수형관리를 위해 순따기한 율마






외목대 꼬마 율마 키우기


혹시 식물의 가지를 심어본 적이 있는가? 처음에는 나 역시도 뿌리도 없는 가지에서 어떻게 뿌리가 나오는지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호기심으로, 율마 가지치기 후에 긴 가지를 골라 이렇게 흙 속 심고 기다려 보기로 했다. 그런데! 율마는 가지 삽목으로 번식이 가능한 식물 중 하나였다! 물론 식물을 오래 키워본 분들에게는 특별한 일이 아니었겠지만 나는 율마를 키우면서 정말 신기했던 일이 있다. 어렸을 때부터 알고 있던 일반적인 식물 키우기의 보통의 방법은 씨앗으로만 생각해 왔었다. 나로서는 이런 율마의 번식이 신기하기만 했다. 뿌리가 없는 줄기를 심었을 뿐인데 그 줄기에서 뿌리가 나오고 또 새 순이 나오면서 다시 작은 율마로 자라는 경험을 했던, 그때는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사실 이렇게 가지로 키우는 율마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보통 4~6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식물 초보자였던 나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작은 줄기에 뿌리가 나오는 경험은, 나에게도 무한 용기를 갖게 했다. 누군가에게는 특별하지 않는 일이 었지만, 나에게는 새로운 기회과 시간이 되었던 것이다.








율마, 나의 오랜 반려식물로 키우기


율마가 점점 크면서 율마의 레몬향도 진해졌다. 어쩌다 내 마음이 파도처럼 흔들 들 때마다 나는 율마에게 다가가 물도 주고, 가지치기도 해주면서 율마의 향을 맡으며 마음을 진정시켜왔던 것 같다. 누구보다 긴 육아의 시간을 보내고, 알 수 없는 우울한 시기도 있었다. 그러다가 만난, 율마 화분 덕분에 내 마음 바닥을 딛고 일어나게 되었다. 조금은 재밌는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어쩌면 '율마 물 주기' 덕분에 나는 다시 살아났다고 생각했다.


누군가에 처음 율마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을 때는, '율마는 키우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나도 오래 못 키울 것 만 같았다. 그런데 내가 이렇게 오랫동안(지금은 6년째 율마를 키우고 있다!) 키우리라고는 정말 생각하지 못했다. 어쩌면 율마를 더 잘 키우고 싶은 마음에 관련한 동네 도서관에서 가서 적극적으로 원예, 식물 책들도 찾아보고, 기록하고  나의 식물에 대한 이야기들을 온라인으로  공개하며 나누고 조금씩 식물 키우는 다양한 조언들을 얻어가면서 키우게 되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그렇게 나는 '식물 일기'를 쓰면서 식물 키우기를 공유하면서 이야기하는 시간들이 좋아졌다. 그렇게 일 년이 지나고 또 일 년이 지나면서 지금의 나의 오랜 반려식물이 되었다.


그 후, 식물을 키우면서 하루하루 식물 일기를 쓰는 일이 2년이 넘어가면서 나에게도 좋은 기회가 되었다. 식물을 키우는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도 되었고, 나의 예상하지 못한 세 번째 일들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2018-19년도 베란다의 크고 작은 율마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