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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살 즈음에-2

위로를 건네며

-  잘 지내고 있으려나.


작은 아들, 하고 불러본다. 갑자기  우리들의 추억이 소환된다. 작은 오빠와 나의 어렸을적 추억이 새록새록 되살아 난다.  지금도 그 말 "니는 내가 작다고 자꾸만 작은 오빠야 작은 오빠야 하제"  생각하면 억울하다.   " 난 어렸을때부터 작은 오빠보다 키가 큰 편이었다.  우리 둘이는 늘 붙어다니며 말썽도 부리고 재미있게 놀았다. 추석이나 설날에는 친척들에게 세배만 하면 용돈을 받을 수 기회이다. 열심히 이집 저집 다니며 용돈을 받아 둘이서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다.  극장 매표소에서 2장 표를 끊고 내손에 꼭 쥐어주고 오빠는 오징어 땅콩을 사오겠다며 나보고 줄을 잘 서 있어라고 했다.  그 당시만 해도 추석, 설날 영화관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줄 서는데만 열중을 했는지 아니면 멍청해 보이는 내 손에 있는 극장표를 슬적하고 달아 났는지 잘 모르겠다.  오징어를 사온 오빠는 오징어를 내 손에 쥐어 주며 극장표를 달란다.  그런데 내 손에는 극장표 1장만 들려있다.  오빠는 몇시간을 기다려 들어가려로 하는데 극장표는 없고 얼마나 화가 나는지 소리를 꽥지르며 내 머리를 쥐어 박으며 " 극장표 하나도 제대로 못 들고 있나, 니 바보가 야 멍청아 집에 가자" 영화 관람을 위해 줄을 선 관람객들이 오빠에게 이렇게 말을 한다. " 어리 누나에게 말을 함부로 하고 누나를 때리노 , 무슨 말합니까?  내 동생이 말을 안 들어 오빠가 화를 내는데 멍청하게 극장표를 잃어버려 극장에도 못들어 가게 생겼는데예, 지금까지 기다렸는데 영화도 못 보고 집에 가야 하니가? 속상하고 화가나서 동생에게 뭐라고 하는데예."  주변 사람들은 다시 웅성 거린다. 자아 동생이고 화가난 아가 오빠란다."  "나는 작은 오빠야 잘 못했다.  내가 영화 안 보고 밖에서 기다릴게 작은오빠만 영화 보고 나온나. " 오빠는 니는 와 자꾸 작은 오빠야 작은오빠야 하노,  니도 내가 작다고 작은 오빠라고 부르제, 다시 한번만 더 작은 오빠, 작은 오빠라고 하면 니는 국물도 없다. " 그 당시 참 억울했다.  분명 우리집 서열은 큰 오빠가 있고 작은 오빠가 있는데 내가 만약 "오빠야 하고 부르면 둘 다 와 할 긴데 , 그럼 오빠 말고 이 오빠야 해야 하나," 그래도 오빠는 암표를 2배 나 주고 사서 둘이서 영화를 보고 둘이는 겨우 차비만 남겨두고 분식집에서 우동 한 그릇을 비우고 집으로 왔다.   그 이후에도 나의 작은 오빠 타령은  30고개를 두번이나 돌았지만 지금도 오빠야 작은 오빠야 운전 조심하소.


작은 아들 보다 큰 아들이 나에게 말을 한다. "엄마 00이 너무 어리게 보지 마, 제도 다 컸어, 그래 벌써 30살 즈음에 들어가네, 둘 다 30살 즈음에 들어가네.  나는 피식 웃으며 작은 삼촌이 싫어하는 말이 뭔지 알아 "작다는 말이야. 작은 오빠라는 말을 싫어했어,  엄마는 그 말에 이해를 못했어, 그래서 더 작은 오빠야 하며 졸졸 따라 다녔다."  지금은 그런 생각도 안 하지만,  큰아들은 " 엄마 00이도 작은아들 작은 아들하면 아직도 나를 어린아이 취급하네 라고 생각 할 지도 몰라,  이제 어엿한 사회인인데" 그래 알았다.


엄마 눈에는 아무리 성인이라지만 늘 눈에 밟힌다.  그리고 걱정도 된다.  그래 너희들의 30살 즈음 청춘답게 잘 살고 있는데,  말이다.  우리들의 30살은  결혼하고 아기출산하고 출산휴가를 마치고 직장으로 복귀를 했지.  직장 상사의 눈치를 보며 좀 더 일찍 퇴근하고 싶어 무심히 돌아가는 시계만 바라보았네. 상사는 결혼한 여사원에게 아량곳 하지 않고 남은 업무 처리에만 열을 올렸지. 그럼 저녁시간은 점 점 속절없이 멀어져만 가고 있었다.  그래도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것도 추억이라고 그 시절은 그 나마 괜찮았어 라며 스스로 위로를 건내기도 하네.  우리의 30살 즈음의 위태 위태 한 직장생활보다 너희들의 직장생활은 우리보다 훨씬 힘들다며 너희를 위로하는게 아니라 우리의 30살 즈음을 위로 하고 있는지도 몰라.


30살 두 바퀴를 돈 우리와 30살 한 바퀴 앞에서 허우적 거리고 있는 30살 즈음에 있는 너희에게 인사를 건네며.  작아도 괜찮아,  작다는 말은  30, 60, 90까지는 돌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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