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4 내 몸과 키스를 나누기까지

달리는 거리 Vs 달리는 시간

by Jeff Jung

EP.04 몸과 키스를 나누기까지 - 달리는 거리 Vs 달리는 시간


달리기를 처음 해 보았으면 아마 어떤 목표를 가지고 시작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가장 쉽게 잡는 것이 거리로 목표를 가지는 것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달리기를 한다고 할 때 몇 km를 달릴 수 있는지를 물어보는 질문 방법과 동일하다.

‘몇 키로 달리세요?’

또한 모든 대회 요강은 거리로 나누지 않나. 10km, 하프, 풀코스 이렇게 말이다.

여기서 처음 달리기를 시작하는 분들의 부담이 시작될 것 같다.


만약 부담이 느껴지는 분들을 위해 의견을 드리자면, 달리는 거리는 우선으로 두지 말고 달리는 시간을 목표로 삼으면 어떨까?

이것은 에피소드 2에서 언급한 자기만의 속도와 궤를 같이하는 이야기이다.

이게 거리와 시간은 비례하니까 조삼모사처럼 똑같은 이야기로 들리는데, 느리게 달리는 상태에서 그 목표 거리에 도달하려고 하면 마음의 부담이 커지지 않을까 해서 떠올려본 생각이다. 그래서 거리가 아닌 얼마의 시간만큼 내가 뛰어 보았는가로 목표를 잡으면 한결 쉽게 다가갈 수 있지 않겠나, 그리고 그 시간이 지난 후 내가 도달한 곳을 둘러보니 거리가 있을 뿐이다.

흔히들 달리기는 근지구력, 심폐지구력을 키우는 운동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20-30분 긴 시간 동안 꾸준하게 달리기 상태의 몸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달리는 행위를 할 때 몸은 평소와는 다른 상태에 놓인다. 안 쓰던 근육을 쓰게 되고 근육을 움직이기 위해 산소를 넣어줘야 한다. 그 요구치는 점점 많아지게 되고, 폐는 더욱더 많은 산소를 단위시간 내에 들이마시고 찌꺼기를 내보낼 것이고, 심장은 피를 더욱 빨리 짜서 온몸으로 산소를 담아 보내준다. 이 들뜬상태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지속가능한지가 달리기의 목표가 되면 어떨까 한다.


처음에 장난처럼 1분을 달려 보라고 조언을 드렸다. 처음에는 그것도 힘들 수 있다.

1분이 괜찮으면 1분 10초는 어떨까, 30초는 어떨까? 그다음은 2분? 시간 단위는 자기 마음대로, 올리는 시기도 자기 마음대로.

5분 정도 달리게 되면 꽤 많이 발전했을 것 같지 않은가?

8분 정도 달리게 되면 어떨 것 같은가? 아마 거리표에 찍힌 것은 이미 1km가 넘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때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쁠 것이다.

그런 방법으로 시간만을 신경 써서 달리면 될 것 같다. 단, 반드시 느린 속도로. 느린 속도가 중요하다. 느린 속도로 달려야 긴 시간을 달려 볼 수 있다.

달리고 나서 내 몸이, 호흡이 죽을 듯이 너무 힘들면 안 된다. 그냥 목표한 시간대로 달려 보고는 쿨하게 기분 좋은 숨쉬기 하며 몸을 가다듬을 수 있는 정도의 수준으로 천천히 목표를 올려 본다.

몇 개월이 되어도 좋다. 천천히 올려 보며 자신의 몸의 상태, 시간을 늘렸는데도 왠지 괜찮은 느낌, 호흡이 전보다 안정된 느낌, 다리가 덜 뻐근한 느낌, 더 달릴 수도 있을 것 같은 그 과정 속에서 몸이 나 자신에게 내어 보이는 질문과 답변을 즐겼으면 좋겠다.


여기서 달리기 역사를 자동으로 기록하기 위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 달리기 앱이다.

수많은 달리기 앱들을 많이 쓰실 것이다. 운동화 브랜드 나이킹, 아디다승 러닝 앱들은 당연히 존재하고, 스마트 워치 쓰시는 분들은 전용 앱들도 있고 입맛대로 골라 쓰시면 되니 굳이 제안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목표를 입력해 놓고 달리는 동기 부여도 좋고, 자신이 지금까지 달렸던 누적거리가 쌓이게 되며, 어느 루트로 달렸는지 GPS를 통해 기록도 되고, 각 km마다 주파 시간도 나오고, 만약 심박계를 쓰면 연동하여 그때의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으니 유용할 것이다. 참고로 나는 나이킹 러닝 앱과 밴드 앱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


결국,

당신이 그렇게 해서 30분을 달릴 수 있다면!

그럼 뭐 게임 끝났다고 생각한다. 거리로는 3-4km 정도일까?

그다음은 온전히 달리기의 즐거움만 남게 되고 입맛대로 조율을 하며 자신의 몸을 컨트롤하게 된다.

이제는 그동안의 느린 페이스를 좀 더 올려 보기도 한다. 거리 욕심도 생겨서 마음먹은 것 5km까지 달려 보자고 무리를 해 보기도 한다. 10km 달리기 대회 요강을 기웃해 보기도 한다.

뭐든지 괜찮다.

몇 개월이 걸리든 각자의 속도에 맞추어 몸과 대화하며 연애가 무르익는 시간.

그 어느 시간대 연인은 마침내 우아한 달빛 벤치에서 키스를 나누게 되고 그때 시계탑은 0시 30분을 지나가고 있다더라.

찬란한 종소리는 사방으로 퍼지며 꽃가루를 뿌려주고 있나니.


느린 속도로 30분을 꾸준히 달릴 수 있는 경지라면 이 글은 딱 거기까지 쓰임이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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