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einmachnow Rathausplatz
내가 살고 있는 곳은 Stahnsdorf로, 베를린 남서쪽에 자리하고 있다. 베를린은 브란덴부르크 주 한가운데 위치한 작지만 독일을 대표하는 수도이다. 이 수도를 둘러싸고 있는 주가 바로 브란덴부르크 주이고, 내가 사는 Stahnsdorf 역시 그 안에 속한다.
베를린 남서쪽에는 Teltow, Kleinmachnow, Stahnsdorf가 대표적인 동네로 나란히 이어져 있다. 세 곳이 다 붙어 있어서 병원이나 마트 같은 생활 시설은 집에서 10분 내외면 닿을 수 있는 거리다.
그중 부촌인 Kleinmachnow의 주민센터, 라트하우스(Rathaus) 앞 광장에는 매주 목요일마다 장이 선다. 이 날은 아들 병원 예약이 있어 아침부터 분주하게 나섰다가, 우연히 그 장터를 마주하게 되었다. 아들을 학교에 보내고 나서는 선선한 공기를 느끼며 여유롭게 장터를 둘러볼 수 있었다.
형형색색의 다양한 채소와 과일들, 그리고 유럽을 대표하는 식재료인 감자는 대용량으로 포장되어 있었다. 사실 가격은 마트에서 파는 것들에 비해 조금씩 더 비싸다. 로컬 장터라 농부들이 직접 재배한 재료들을 가져오기 때문에, 대량으로 유통되는 마트 상품과 비교하면 아무래도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파 한 단은 마트에서는 약 0.89유로 정도이지만, 사진 속 가격표에는 1.30유로라고 적혀 있다.
장터에서는 정말 다양한 물건들을 만날 수 있다. 정육점과 빵집을 비롯해 사람들이 즐겨 찾는 살라미와 훈제육 가게도 있고, 채소와 과일, 생선을 파는 가게들까지 함께 문을 연다.
사과는 품종별로 나눠 담아 시식할 수 있게 준비해 둔 아저씨의 섬세함이 눈에 띄었다. 나는 몇 가지 맛을 본 뒤, 특히 맛있었던 품종을 골라 두 개를 샀다. 내가 고른 그 과일·채소 가게는 그날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이었다.
주말부터 감기 몸살로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아팠던 탓일까, 목요일은 이상하게 꿀이 눈에 들어왔다. 베를린은 꿀이 유명하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들은 적이 있다. 동네를 걷다 보면 집집마다 벌을 기르고 꿀을 채집한다는 푯말을 간혹 볼 수 있다.
장터에서 만난 꿀 가게에는 꿀병 라벨에 인쇄된 얼굴과 똑같이 생긴 주인아저씨가 직접 판매를 하고 계셨다. 당당히 "이 얼굴이 제 얼굴 맞습니다"라고 말씀하시는데,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가게에는 네 가지 정도의 꿀이 있었는데, 크리미 한 것, 덩어리 진 것, 부드러운 것 등… 사실 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결국 벌집꿀 한 통과 작은 꿀을 구매했다. 몸이 아파서 그런지, 집에 와서 수저로 푹 퍼서 마음껏 먹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목요일 마켓에서 사 온 것은 꿀과 벌집꿀, 사과, 그리고 샐러드용으로 좋은 빨갛고 하얀 무 한 단이다. 사과와 무는 야채 가게에서 5.40유로, 꿀은 250g에 4유로, 벌집꿀은 6유로를 주고 샀다. 아픈 몸으로 며칠 동안 약만 먹고 누워 있다가, 오랜만에 아침에 맞는 가을 공기와 햇살 덕분에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