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온한 일상에 돌멩이 하나 던지고 싶다
데일리 루틴이 생기며 평온한 일상이 이어지고 있다.
눈 뜨고 나서 잠들기까지 해야 할 일들을 제시간에 해내고, 아이들도 매일의 스케줄을 잘 따라주며 특별한 사건, 사고 없는 매일매일 속에 작은 행복들을 찾는 좋은 날들이다.
일상 속 즐거움을 찾고, 조금 앞서 일어날 일들을 준비하고, 배울 것들도 배우고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낸다.
더할 나위 없는 그런 날들을 보내며 그렇게도 기다렸던, 그리워했던 그 시간을 가지고 있음에도 사람 마음이 간사한 게 이런 일상에 돌멩이 하나를 던지고 싶어진다. 큰 건 말고 작은 것, 작은 물결 하나 만들어낼 그런 것. 이를테면 눈에 보이는 풍경 정도만 달라지는, 여행?
봄에 가족들과 떠날 여행을 준비하다보니 더 그런 마음이 드나보다.
이것저것 찾아보면서 당장이라도 떠나면 참 좋겠다 생각한다.
탁 트인 바다, 한 없는 숲, 아기자기한 건물들 그런 것들을 보면 다른 시선,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
예전 어느 겨울방학, 피아노학원에 갔다 돌아오니 엄마아빠가 아무런 예고도 없이 갑자기 짐싸, 하시더니 나와 동생들을 데리고 경포대로 떠났던 날이 생각난다.
옷가지와 김치, 컵라면 같은 것들을 사서 무작정 떠난 우리는 경포해변 앞에 있는 콘도에 당일 숙박을 잡아 삼일을 놀다가 돌아왔다. 그 때 바닷가에서 찍은 사진들 속 나와 동생들은 세상 해맑게 웃고 있다.
아직도 우리 가족은 그때의 추억을 자주 꺼내 이야기 한다.
나로서는 생각지도 못할 일인데, 그때의 그 기억이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 또렷한 걸 보니 어지간히 좋았던 모양이다. 나에게도 아이들에게도 그런 시간을 선물하고 싶어진다.
물론 여행을 준비하고 떠나는 것까지는 또 다른 이야기라서 생각하다가도 이내 접어버리는 게 나다.
하다못해 집 밖에 한 걸음조차 챙기고 준비할 것 생각하면서 나서지 못하는 사람인 것을...
예전 드라마 도깨비에서처럼 문 열고 나가면 주문진이라든지, 캐나다 라든지...그럼 좋겠다는 생각이나 하고..
그럼에도 어느 겨울에, 어느 가을에, 어느 여름날 봄날에 가족들과 이런 추억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싶다.
그 돌멩이 내가 찾아 던져보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