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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ajna Jun 03. 2022

팀장과 팀원의 소통법

고맥락 / 저맥락 의사소통법

  프로젝트 팀장 A가 팀원 B와 월요일 주간 미팅 중이다. 팀장 A는 팀원 B에게 '신상품 기획안을 다음 주 수요일까지 완성해야 합니다. B가 이 부분에는 경험이 있으니 이런저런 사항을 포함하여 준비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간단히 업무지시를 하였고, B는 자신 있게 '예, 알겠습니다'라고 답을 하고 미팅을 끝냈다. 


  월요일 미팅을 한 후 3일이 지나 수요일이 되었다. 팀장 A는 'B가 진행하고 있는 신상품 기획안은 별 문제가 없을까?' 하고 궁금해져 B에게 진행상황을 물어본다. B는 '네, 일정대로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고 답을 한다. 또 2일이 지나 금요일이 되었다. 팀장 A는 'B는 왜 신상품 기획안 진행상황을 나에게 공유해주지 않지?', '제대로 하고 있는 게 맞나?' 조바심이 난다. 팀원 B를 불러 진행 상황을 또 물어본다. B는 '네, 거의 끝났습니다. 월요일에 공유드리겠습니다'라고 답을 한다. 답하는 데 약간 언짢음이 섞여있다. 


  팀원 B는 '아, 한 번 맡겼으면 좀 끝날 때까지 기다려주면 안 되나? 왜 이리 중간에 조바심을 내지? 나를 못 믿는 건가?'하고 속으론 내심 서운하다. 


  어쨌든 일주일이 지나고 월요일 주간 미팅 시간이 되어 팀원 B가 팀장 A에게 신상품기획안을 공유했다. B가 경험이나 업무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전체적인 맥락은 잘 정리되었으나, 초기 가정 부분에 결정적인 데이터 오류가 발견되었다. 이 데이터를 바로잡기에는 수요일까지 시간이 급박하다. 팀원 B는 부랴 부랴 이틀간 잔업까지 해 가며 업무를 겨우 마칠 수 있었다. 


  (팀장 A) 그러게 왜 중간중간에 공유를 해 주었으면 여유 있게 마칠 수 있었던 걸 사서 고생이야!

  (팀원 B) 아, 애초에 업무지시를 할 때 이런 주의사항을 얘기해주면 내가 이런 고생을 안 해도 되는데!


  미국의 인류학자인 에드워드 홀에 따르면 의사소통문화는 고맥락 문화(High context culture)와 저 맥락 문화(Low context culture)로 나눌 수 있다. 고맥락 문화는 간접적이고 함축적인 의사소통이 많고, 저 맥락 문화는 직접적이고 명확한 소통을 선호한다. 


  시골에 계신 부모님이 "이번 추석엔 내려올 필요 없다"라고 얘기했다면, 고 맥락 사회에선 "너희들 힘들겠지만, 모처럼 얼굴 보면 좋겠구나"라고 해석이 되고, 저맥락 사회에선 그냥 '안 가면' 된다. 각각 장단점은 있다. 서로를 잘 알고 있어 눈빛만으로도 통하는 사이에서는 '고 맥락 소통'이 효율적이다. 길게 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서로에 대해 잘 모르는 사이에서는 직접적이고 명확한 소통을 해야 오류가 줄어든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맥락 소통이 많다. 대충 얘기해도 알아서 눈치를 잘 채야한다. 이 소통법은 가족처럼 가까운 사이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파트너가 계속 바뀌는 직장에서는 오류가 많은 방식이다. 팀장 A와 팀원 B의 사례처럼 서로에게 불만만 쌓이게 된다.   


  팀장 A의 역할이 중요하다. 업무 요청을 세부적이고 명확하게 - 가능하면 메일 등 문서로, 언제까지, 무엇을, 어느 수준까지 해야 하는지 등을 정해서 - 하고 중간중간 피드백을 함으로써 소통 오류를 줄이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팀원 B는 일정 도중에 진행상황에 대한 공유를 자주 해줘야 한다. 중요한 프로젝트는 가능한 매일 이메일 등으로 업무 공유를 해 주고 피드백을 받으면서 진행하면, 잔업 없이도 정해진 납기에 업무를 완성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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