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해져야 한다는 말 대신 흔들려도 괜찮다고 말해줘
우리는 보통 ‘단단하다’는 것을 흔들리지 않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 나는 단단함이란 흔들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흔들리면서도 자신의 길을 계속 걸어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길을 걷고, 나아가다가도 나는 종종 멈춰 서고, 늑장을 부리기도 했다.
회피하고, 미루고, 정면으로 마주하지 못한 날도 많았다.
그런 스스로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 옆에 있는 누군가는 그저 묵묵히 앞으로만 나아가는 것처럼 보이는데,
나는 왜 이토록 자주 멈춰서는 걸까.
그러던 어느 날, 친구가 내게 말했다.
“넌 되게 강한 사람이야.”
그 말은 왠지 낯설고 어색하게 들렸다.
'내가? 강하다고?'
하지만 친구는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흔들리지 않는 게 강한 게 아니야.
흔들려도 결국 제자리로 돌아와서 해야 할 일을 해내는 게 진짜 강한 거지.”
단단한 나무는 흔들리는 시간을 견디며 자란다.
그 말을 곱씹다가 문득, 나무가 자라는 모습을 떠올랐다.
처음 심긴 나무는 비에 젖고, 바람에 흔들린다.
가지가 부러질 것 같아 조마조마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해마다 조금씩 줄기는 굵어지고, 눈에 보이지 않는 뿌리는 더 깊숙이 퍼져간다.
그런 나무는 자란 후에도, 그리고 완전히 자란 후에도 바람 앞에서 여전히 흔들린다.
하지만 그럼에도 늘 그 자리에 우뚝 서 있다.
나는 아직 보기에 연약한 나무일까?
하지만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걸 안다.
겉보기에 연약해 보이는 어린 나무도,
어떤 바람에도 끄떡없어 보이는 큰 나무도 사실은 모두 흔들린다.
나 역시 매일의 선택과 고민 속에서 흔들리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것을 알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나도,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흔들리는지 알지 못한다.
우리는 서로를 겉모습으로만 보고, 마치 늘 스스로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처럼 느낄 뿐이다.
그럼에도 나는 헤매고, 주저앉고, 다시 일어서는 모든 순간 속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어쩌면, 그 자체로도 충분히 잘 자라고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식목일.
이 날은 단지 나무를 심는 날이 아니라,
우리 삶 속에서 ‘단단해지고자 하는 마음’을 다시 심는 날이기도 하다.
나무는 언제나 그 자리에 굳건히 자라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특히 아주 오래되고 굵은 나무일수록 더욱 그렇다.
하지만 실은 그 나무도 여전히 흔들린다.
중요한 건, 그럼에도 그 자리를 지킨다는 것이다.
그러니 지금 나처럼, 고민하고 헤매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 시간을 마냥 다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흔들려도 괜찮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면, 우리는 이미 잘하고 있는 것이다.
마음껏 바람에 흔들리고, 그리고 다시 스스로의 자리를 지켜가자.
그렇게 우리는 조금씩, 단단해진다.
작가의 말.
식목일을 기념으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