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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사이 Dec 01. 2024

첫눈은 비누와 함께..

열네 번째  첫눈.


처음.

비누가 태어나 한 달쯤 지나 우리에게 왔다.

조그만 아기 강아지가 우리 가족의 첫 반려견이 되었다.

그리고 며칠 뒤 그 해의 첫눈이 왔다.

작은 강아지 비누는 치열했던 가족들의 시간 동안 큰 사랑을 내어주며 위안이 되었다.

비누가 없었다면 우리 가족의 현재는 달라졌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가족은 자기 자리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서로에게 튼튼하고 끈끈한 연결고리가 된다.

비누는 점점더 소중해지는 우리의 가족이고, 첫사랑이다.

신기하게도 우리는 서로 닮아간다.


“비누야, 비누야, 일어나 봐. 첫눈이야!”


소복소복

수북수북

첫눈이 정말 많은 눈으로 왔다.

2024년 11월 27일의 첫눈은

비누와 맞는 열네 번째 첫눈이다.


11월 폭설로 온 첫눈은 14년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비누가 운명적으로 우리에게 온 2010년이 첫눈으로 인해 거론되는 것이 신기하다.

이튿날 집에서 내려다 보이는 산책로에 많이 온 눈이 좀 치워진 것 같으니 녹기 전에 산책 가자..

비누와 함께 열네 번째 첫눈을 느끼러 나간다.


우리 열다섯 번째 첫눈도 함께 보자.
비누야, 알았지?

꼭꼭 약속해.

가봉에 아주 비협조적인 고객님
산책 간다니 입어준다. “비누야, 거봐. 좀 짧잖아! 궁뎅이 덧 대야겠다.“
분홍색과 보송한 털이 마음에 들어요. “나 좀 잘 어울리는듯!“
분명히 가을이었거든요..
집에 들어올 때 하늘이 이상하긴 했어요...
뚜둥! 하루 사이에 겨울이 됐어요
첫 눈 냄새 좋아요
“기분 좋은거예요~“
“신나서 많이 걸었어요.”
헉! 벤치에 눈이 너무 많이 쌓였어요.
헤헷! 눈이 없는 벤치를 찾았어요.
“비누야, 첫눈 먹어볼래? 너 아슈크림 좋아하잖아.“ㅎㅎ
가엾어라. 풀이 얼어버렸어요..
꽃도 얼고
산수유도 얼었을까?
남은 가을에 겨울 뿌리기.
귀여운 비누 발자꾹..
함께 보는 집앞 하늘


엄마가 그러는데 이제 넘어져서 다치면 뼈가 잘 안 붙는데요. 엄마도 저도요..

그래서 우린 조심조심 걸어요.

작가님 독자님들, 모두 올 겨울도 조심하세요~

By. Binoo




비누의 특별한 이야기. 연재북 <비누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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