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 번째 첫눈.
처음.
비누가 태어나 한 달쯤 지나 우리에게 왔다.
조그만 아기 강아지가 우리 가족의 첫 반려견이 되었다.
그리고 며칠 뒤 그 해의 첫눈이 왔다.
작은 강아지 비누는 치열했던 가족들의 시간 동안 큰 사랑을 내어주며 위안이 되었다.
비누가 없었다면 우리 가족의 현재는 달라졌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가족은 자기 자리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서로에게 튼튼하고 끈끈한 연결고리가 된다.
비누는 점점더 소중해지는 우리의 가족이고, 첫사랑이다.
신기하게도 우리는 서로 닮아간다.
“비누야, 비누야, 일어나 봐. 첫눈이야!”
소복소복
수북수북
첫눈이 정말 많은 눈으로 왔다.
2024년 11월 27일의 첫눈은
비누와 맞는 열네 번째 첫눈이다.
11월 폭설로 온 첫눈은 14년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비누가 운명적으로 우리에게 온 2010년이 첫눈으로 인해 거론되는 것이 신기하다.
이튿날 집에서 내려다 보이는 산책로에 많이 온 눈이 좀 치워진 것 같으니 녹기 전에 산책 가자..
비누와 함께 열네 번째 첫눈을 느끼러 나간다.
우리 열다섯 번째 첫눈도 함께 보자.
비누야, 알았지?
꼭꼭 약속해.
엄마가 그러는데 이제 넘어져서 다치면 뼈가 잘 안 붙는데요. 엄마도 저도요..
그래서 우린 조심조심 걸어요.
작가님 독자님들, 모두 올 겨울도 조심하세요~
By. Bin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