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답서스와 스타트필름
직장을 얻자마자 큰아이는 독립을 했다. 목표 성공!
내 형편에 맞고, 아이가 감당할만한 작은 집을 얻었다. 보증금과 첫달치 월세를 내주며
“너에 대한 부모의 마지막 금전적인 의무야”라고 말했다.
혼자 독립적인 생활을 해본 적이 없는 나는 마음속에 아이를 독립할 수 있도록 키우는 목표를 갖고 살았다.
다행히도 아이는 자라며 자연스러운 자립에 대한 꿈을 갖게 되었고, 취업을 하자 스스로 독립하고자 했다.
성장하여 어른이 되는 과정엔 부모와의 물리적인 분리와 독립을 반드시 경험해 보아야 단단해진다.
인간적인 자립은 혼자 살든 누구와 함께 살든 필요한 부분이라는 것이 살아보니 느껴졌다.
그런데 텅 빈 방을 보니 그 필요한 일이 부모에겐 살점을 떼어내야 하는 아픔이기도 했다.
감정표현에 인색한 남편도 “일부러 먼 곳으로 직장을 얻었나 봐” 그런 말을 종종 한다.
예전에 심취했던 컴퓨터 시뮬레이션 게임인 심즈(SIMS)를 하다 보면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이 되면 독립하여 가장 싸구려 주택을 갖고 삶을 시작한다. 가끔 전화를 하거나 부모 캐릭터가 집 주변을 배회하지만 심즈가 대화를 하지 않으면 부모와의 관계는 점점 멀어지며 결국 관계바(relationship bar)가 제로(0)가 되며 서로의 관계가 끝이 난다. 심장이 없는 심즈의 삶은 그렇다.
하지만 실제 인간의 삶은 그럴 수는 없다. 감정이 있고, 두근두근 하는 심장이 있기에 서로를 그리워하고 닿고 싶어 한다.
아이들이 커가며 분리를 해야 하는 강박이 있었다.
부모인 나는 과잉보호를 겨우 면했을 뿐 외적분리는 생각보다 쉬웠으나 내적분리가 무척 힘들었다.
Out of sight Out of mind..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
이 논리가 적용이 안 되는 건 자식을 향한 부모의 마음이다.
모든 것을 늘 몸으로 익히는 나는 자식을 분리하며 또 하나의 부모마음을 배운다.
아이는 조그만 방에 조립식 가구를 사고 스스로 조립하며 초록빛과 부드러운 나무색의 분위기로 하나하나 꾸며갔다.
정말 즐겁고 행복하게 보였다.
한 1년 여가 지났을 때 좋은 분위기의 회사였지만 어쩔 수 없는 사회초년생 직장인의 스트레스는 시작되었고,
작은 공간이 바스락 거릴 정도로 건조하고 팍팍하게 느껴졌다.
물론 엄마인 나의 생각이었다. (대부분 엄마의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아이의 방을 빈방으로 그대로 두면서도 그렇다고 집으로 돌아오라곤 하지 않았다.
그 또한 완벽한 독립을 위해 거쳐야 할 관문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초록이가 필요할 때!
아이가 실패하지 않고, 두렵지 않게 식물과 친해져 늘 함께 살고 싶은 마음이 자리 잡을 수 있는 첫 식물을 놓아주고 싶었다.
밀폐와 다름없는 작은 공간에서 처음으로 제 몸 하나에 일어나는 모든 일을 혼자 건사하며 사는 1인 가구..
그 환경은 식물을 키우기에는 적합하지도 않고, 녹록하진 않다.
심사숙고 끝에 스킨답서스 하나와 스타트필름은 나도 초면의 식물이어서 두 개를 사 와 하나씩 나눠 갖었다.
“너도 키우고, 나도 키우자”
식물이 작은 집으로 들어가자 아이가 물었다.
질문 : 엄마, 물은 얼마 만에 줘?
대답 : 그건 규칙이 없어. 너희 집 환경에 따라 달라. 식물을 매일 보며 관찰해 봐. 잎이 쳐지거나 흙이 마르면 줘야 해.
질문 : 물은 어떻게 주는 거야?
대답 : 흙이 마르고, 화분의 무게가 물을 줬을 때에 비해 가벼워지면 싱크대에 물받침을 빼서 놓고 물을 흠뻑 줘. 물이 다 흘러나오면 원위치하면 돼. 아, 그때 잎에도 시원하게 샤워를 해주면 식물들이 좋아할 거야. good luck~
어느 날 긴 여행을 가게 되자 아이는 식물을 걱정했다.
질문 : 화분을 엄마네 집에 갖다 둘까?
대답 : 화분 아래에 큰 그릇을 물받이처럼 놓고 물을 받침 그릇의 1/2쯤 부어두고 가. 그럼 돌아올 때까지 충분할 거다. 네 식구는 네가 책임져~
작은집 식물들은 해도 잘 못 보는데 무럭무럭 잘 자랐다.
“휴일엔 창틀에 올려 바람과 햇빛을 보여주고 물도 시원하게 주고, 내가 얼마나 신경 쓰는지 몰라”
혼자 사는 작은 집에서도 매일 무엇과 마음과 정을 나누며 잘 지내었고, 아이에겐 식물의 생기가 옮아갔다.
식물을 보내놓으니 엄마의 마음 또한 한결 놓였다.
“식물아, 내 아이를 잘 부탁해”
긴 여행이나 집을 비우게 될 경우 반려 동물뿐 아니고, 식물을 많이 키우는 사람에게도 큰 걱정거리가 된다.
살아있는 생명이므로 필요로 하는 것을 해주려고 하고, 혹시 잘못되어 생명을 죽게 만들까 걱정하는 것은 인간 본연의 선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을 살아가며 인간본연의 선한 모습을 지키려 하는 것은 중요하며 반려 동식물을 키우는 것은 도움이 된다.
혼자 사는 외로움이 느껴지며 마음에서 바스락 소리가 들릴 때 식물 키우기를 권장한다.
두 개를 사도록..
하나는 꼭 살아남아 식물은 촉촉하게 위로해 줄 것이며 의지가 될 것이다.
* 식물 키우기에 대하여 *
“물은 얼마 만에 줘요?”
물었을 때 고민 없이 대답이 바로 돌아온다면..
“일주일에 한 번 주세요”
이것은 책임감 없는 틀린 말이다. 시키는 대로 했다간 분명히 죽는다.
식물의 사는 환경은 모두 다르다.
건조한 곳, 습한 곳, 따뜻한 곳, 추운 곳, 바람이 많은 곳, 환기가 안 되는 곳...
내 경험으론 어떤 환경에서도 식물은 일정 기간을 지나면 적응하고 잘 산다.
물을 적게 주면 그에 맞춰서 살고, 햇빛이 적으면 적은 대로 맞춰서 산다.
사막에서 선인장의 잎이 퇴화되어 가시로 변한 것은 식물의 적응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키우기만 하면 죽어요! “
대부분은 말라서 죽기보다는 과습으로 물러서 죽는다.
화분의 흙속에 물 마름 보다 물 많음을 조심해야 한다.
식물에게 꼭 필요한 물이지만 물을 주고 충분히 건조해지는 시간 또한 중요하다.
물 빠짐이 잘 되는 흙도 중요하지만 우선은 식물의 내 환경에 맞는 물 주기가 중요하다.
말라죽을까 봐 걱정하기보단 과습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단, 잎이 얇고 줄기가 가느다란 식물과 꽃이 피었을 때는 절대 물 주기를 게을리하면 안 된다.
꽃잎에는 물이 닿지 않도록 물을 주어야 예쁜 꽃을 오래 볼 수 있다.
* 중요 팁!! *
물받이로 흘러내린 물을 꼭 비우고, 그 물을 절대 다른 식물에게 주지 않는다.
해충의 알이나 맞지 않는 성분이 들어있을 수 있다.
<스킨답서스>
스킨답서스는 키우기 쉬운 식물 1위라고 추천할 수 있다.
심지어 절대 죽지 않아서 생태계 교란 식물이라고도 하기도 하니 식물 못 키우는 분에게 추천한다.
꽃 : 없음. 관엽식물
키우기 난이도 : 정말 쉬움. 물꽂이 가능
햇빛 관리 : 해가 많든 적든 적응하며 어디에서도 잘 자란다. 잎의 색이 다를 순 있다.
물 주기 : 육안으로 보는 흙이 마르면 물을 준다. 잎과 줄기가 두툼하고 단단하다. 그것은 물을 많이 저장할 수 있다는 뜻이어서 물 주기가 긴 편이며 많이 말라도 견디며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
물 주는 방법 (공통) : 물받이 없이 싱크대나 욕실에서 잎까지 샤워하듯 물을 흠뻑 준 뒤 화분의 물이 더 이상 흘러나오지 않으면 원위치한다.
주의점 (공통) : 물받침에 고여있는 물은 좋지 않은 영향을 주니 바로바로 버린다. 받침에 고인 물을 절대 다른 식물에게 주면 안 된다.
<스타트 필름>
스타트 필름은 아이와 나눠 갖으려고 두 개를 샀다.
처음 키워보았는데 신기하게도 두 집의 다른 환경에서 차이가 났다.
분명 하얀색 꽃이 핀 것을 사 왔는데 이후 두 집에서 모두 한 번도 꽃이 피지 않아 꽃이 핀다는 사실을 잊고 살았다.
‘어디 올해는 꽃이 피는지 지켜봐야겠다’
꽃 : 있음
키우기 난이도 : 쉬움
빛 관리 : 해가 많든 적든 적응하며 어디에서도 잘 자란다. 위의 사진처럼 잎의 색이 다를 순 있다.
해가 많은 곳에선 키가 작고, 잎의 초록색이 진하다. 해가 적은 곳에서 키가 웃자라고 연한 잎의 색이 된다.
물 주기 : 육안으로 보는 흙이 마르면 물을 준다. 또는 잎이 힘없이 늘어지면 바로 물을 준다. 스킨답서스보다는 잎이 얇으므로 물을 자주 주어야 한다.
물 주는 방법 (공통) : 물받이 없이 싱크대나 욕실에서 잎까지 샤워하듯 물을 흠뻑 준 뒤 화분의 물이 더 이상 흘러나오지 않으면 원위치한다.
주의점 (공통) : 물받침에 고여있는 물은 좋지 않은 영향을 주니 바로바로 버린다. 받침에 고인 물을 절대 다른 식물에게 주면 안 된다.
스킨답서스와 스타트필름은 처음 키우는 분에게 자신감을 줄 수 있는 식물로 추천합니다.
무엇에든 예외는 있을 수 있지만요..
4월 22일. 오늘은 지구의 날 (Earth Day)입니다.
자연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해 보는 날이 되면 좋겠습니다.
* 행복한 월요일이 시작되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