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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식물> 은..

참 예뻐요..

by 그사이


식물에 대한 어떤 글을 추천하면 좋을까? 고민을 하며 1년 전에 쓴 연재북 <아는 식물>을 한편씩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이미 오래전에 끝내어서 제 글인데 저도 새롭더군요.


< 아는 식물> 연재북.
총 25편.
2024년 4월 1일. 연재 시작.
2024년 6월 18일. 25편의 연재 끝

매주 1편 발행.

글을 준비하기 시작한 건 2월부터였으니 겨울을 지나 여름이 되어서 연재북이 끝났습니다.


연재북을 처음 써보는 제 모습을 누가 봤다면 그야말로 매주 마감날 닥친 대작가라도 된 줄 알았을 겁니다.

발행이 예정된 전 날에는 밤늦게 까지 잠을 못 이루었고, 다음날 아침엔 새벽같이 일어나 발행 버튼을 누르기까지 퇴고 또 퇴고..

나중에는 멀미가 나더라고요.

비슷비슷하지만 제 눈에 모두 다른 사진 중 고르고 골라 가장 예쁜 꽃과 식물들의 사진을 담았던 것이 기억납니다. 여러 장의 사진 중 정말 심혈을 기울여 동봉했었습니다.

(첨부라는 말보단 동봉이 마음에 듭니다.)

발행하고 나면 눈이 퀭해질 만큼 저는 정성을 다했습니다.


어느 날인가 글을 외울 정도로 퇴고를 한 후 분명히 발행 단추를 눌렀습니다. 그때는 설정을 할 줄 몰라 라이킷 알람이 소리 내며 울리던 때였는데 조용~한 겁니다.

“이상하네.”

전화에 문제가 생겼나 싶어서 브런치를 열어보니 글이 없는 겁니다. 발행도 안되고 서랍 속에도 없고, 삭제될만한 내용도 아닌 건전가요 같은 글인데 말입니다.

”뭐지? 뭐지? 뭐야!!! “

(혹시 요즘 유행하는 AI 햄스터 보신 적 있나요? 야근작업한 거 날아간 에피소드. 딱 그 기분이었습니다.)

“아, 쓰레기통에 넣었구나......”

저는 실제로 눈앞이 깜깜해지며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었습니다.

연재일을 지키기 위해 마음을 다잡고 글을 쓰는데 외웠던 것 같던 글이 하나도 생각이 안나더군요.

꾸역꾸역 쓰고 나니 처음과 같은 감동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어쩌나요.

약속을 지켜 발행을 했죠.

글을 다 썼지만 사진을 다시 고르는 일은 더 쉽지가 않았습니다.

그 아찔한 일이 일어난 후에 꼬박꼬박 다른 곳에 저장해두는 버릇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벌써 1년 전 완료된 것이니 글솜씨는 지금보다도 더 부족하다고 여겨지지만 브런치 초기 글이 가진 순수함이 담겨 있더군요. 제 생각이지만 촌스러운 신입생 같은 귀여움도 들어 있습니다.

남이 찍은 사진은 없고, 모두 제 렌즈에 들어온 식물 사진들을 다시 보는데 세상에 정말 정말 예쁜 겁니다.

생각보다 사진들을 보신 분이 몇 분 안 계셔서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이 글을 쓰게 됐습니다.


식물을 보기만 해도 알러지가 생기는 분이라면 안 되겠지만요.

긴 글을 안 읽으셔도 괜찮으니 예쁜 식물들 사진 한 번만 봐주세요~

제가 동봉한 식물 사진들로 인해서 아마도 힐링되실 거라 생각됩니다.


평온한 초록의 시간이 되시길 바라며..

(참고:후반부 식물 사진이 더 예쁩니다.)


요즘 기대주인 아기꽃기린이 첫 꽃대를 올리고 있습니다.


그사이의 연재북 <아는 식물>

예쁜 사진 많은 23화.




모두 빗길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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