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름발이 강아지
태어난 지 한 달도 채 안 된 작은 몸뚱이
어미도 형제들도 주인도 살펴 주지 않아
버림받은 강아지
농장 한 귀퉁이 작은 개집에 덩그러니
발목이 잘린 다리를 디디지 못하고 서 있던
첫 모습
아버지는 주인이 버린 작은 생명을
씻기고 수의사 불러 주사 맞히고
끼니 챙기고 약 발라 보살폈다.
아무것도 모르는 작은 동물은
몹시도 해맑고 순했다.
누가 가르친 것도 아닌데
똥오줌은 슬그머니 밖에서 봤다.
눈 마주쳐 정을 나눈 적도 없는데
처음 순간부터 먼저 아는 체를 했다.
제법 걸을 수 있자 혼자 잘 놀다가도
쪼르르 와서 허벅지에 제 몸뚱이를 대고 누웠다.
따뜻한 온기에 왈칵 눈물이 났다.
다 죽게 됐다고 버린 주인 때문에
어미와 떨어져 낯선 곳 거두어 준 은혜에
감사하듯 참 예쁘다.
마음을 아는 듯 모르는 듯 어미 떨어진 동병상련인가.
너도 아프고 나도 아프다.
잘 크고 있다는 소문이 났나 보다.
나 없는 새 주인이 데려갔단다.
참 정 없고 무례한 이웃이다.
그리 원망했다.
꼬맹이는 어미한테 가서 좋겠다.
그리 안심했다.
다 그렇게 사나 보다.
작은 노여움에 발끈하다가도
또 다른 작은 안도에 위로받는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소식이라도 들려오기를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