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봄비가을바람 Jun 11. 2024

별이 흐르는 시간 9

우려가 더 큰 우려로..

 "이 그림은 누가 그린 건가요?"

아까부터 카페에 걸린 그림 앞에서 서성이던 몽우는 구름비를 향해 물었다.

 "꼭 진짜 저 하늘에 있을 것 같아요."

 "하늘이요?"

구름비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

 "아, 네. 우리가 사는 세상 같지는 않아서요. 왠지 저 하늘에 있는 곳 같아요."

구름비는 등 쪽으로 찬 바람이 기어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아니. 저기 그냥 갑자기 든 생각이에요."

몽우는 어색하게 웃으며 구름비의 시선을 피했다.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lite>





 별구름은 성운성, 자신의 숙소에서 하늘경에 비친 구름비와 몽우를 보고 있었다.

 "역시. 깃들어 있었군."

짐작한 대로 지난밤에 그가 돌아온 것일까.

몽우를 앞세워 구름비 가까이 접근하게 한 후 결계에 틈을 내어 들어온 것이라면 이제 곧 다시 한번 어두운 그림자와 맞대면을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별구름의 성주로서의 시험이라면 절대로 피할 수 없다.

 하지만 분명 그때, 눈구름은 봉인되었다고 성주가 말했다.

절대 다시 돌아올 수 없다고 했다.



 "성주님, 원로 회의가 준비되었습니다."

 "알겠네. 별구름도 부르게."

 "알겠습니다."

성주는 자신의 시종 무사가 자리를 뜨자 하늘경을 덮어 놓은 붉은 천을 걷어내었다.

그리고 카페 안의 움직임을 좇아 한 사람에게 시선이 머물렀다.

 <역시 그랬나.>

조용히 읊조리는 성주는 자신의 뒤에 그림자가 머무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별구름이 도착했습니다."

 "들라하게."

별구름은 성주와 원로들을 향해 머리를 숙여 인사하고 원탁의 빈자리에 앉았다.

이제 별구름도 차기 성주로서 회의에서 동등한 위치로 올라선 것이다.

 별구름은 자신과 마주 보는 성주를 보며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숨긴 목소리로 성주를 향해 물었다.

 <지난날, 그 자가 진정 봉인된 것이 맞습니까?>

결계를 뚫고 자신의 심장까지 흔드는 별구름의 목소리에 성주가 움찔했다.




계속.






이전 08화 별이 흐르는 시간 8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