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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가을바람 Jun 18. 2024

별이 흐르는 시간 10

어둠 속에 숨은 그림자

 별구름은 자리에서 일어나 성주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갔다.

 "자네, 무슨 짓인가?"

원로들이 구름 앞을 가로막았다.

 "왜 그러는가?"

바로 그때, 원로들도 성주의 목소리 무게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별구름은 한 발짝 더 성주 앞으로 다가섰다.

 "진정, 그 자를 가두었습니까?"

성주는 뒷걸음질하다가 회의장 끝까지 몰렸다.

원로들은 별구름의 손끝에 따라 선을 만들고 결계를 지었다.

 "자네, 왜 이러는가? 어찌 나를 해하려 하는가?"




 거울 앞에 선 성주는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문손잡이에 손을 대었다.

순간, 뒤를 스치는 바람에 따라 옷깃으로 기운이 스며들었다.

 "존재하고 있었던 것인가?"

 "쉽게 사라지면 재미없지 않습니까? 자, 가시지요."

성주는 완전히 결박된 상태로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여야 했다.

회의장에 들어서자 원로들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곧이어 별구름이 들어오자 옷깃 속 기운이 바들바들 떨기 시작했다.

 성주는 스며든 기운이 온전치 않음을 느끼고 별구름이 알아채도록 자신의 기운을 지웠다.




 "앞으로 나서라!"

별구름의 호통에 잠시 움찔하던 성주의 몸이 순식간에 공중으로 떴다가 땅으로 곤두박질을 쳤다.

별구름이 즉시 결계를 펼치고 원로들이 성주의 몸을 온몸으로 받아냈다.

그리고 별구름은 회의장 기둥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검은 연기를 뿜으며 반항하던 뱀이 붉은 혓바닥을 둘로 갈라 독을 쏟아냈다.

하지만 이미 별구름이 굳게 쳐놓은 결계에 흩어졌다.

이어서 별구름이 뱀의 목을 쳐서 소매섶에서 꺼낸 원통에 가두었다.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lite>




 "마무리되었느냐?"

의식이 돌아온 성주가 별구름에게 물었다.

 "네. 성주 님께서 위험을 무릅쓰시다니요."

 "이렇게 하지 않았다면 잡지 못했을 것이네."

 "네. 하지만 본체를 가두어야 합니다."

 "어서 서두르시게."

 "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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