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비 가을바람
한여름 한낮
하늘 한가운데 햇살을 따라
눈부신 눈 한번 깜박이지 않고
마주하고 버텼다.
긴 이별에 변명도 미련으로 불태워
먹구름으로 물들였다.
한여름 한낮이었다.
소나기인 줄 알고 잠시 피한 처마 끝에서
은행잎이 노란 비로 내릴 때까지
붙박이로 서 있었다.
열기 감춘 구름 위에
애써 작별을 전하고
한 겹 벗어놓은 옷을
한 겹 여며 입고
덜커덕 열어놓은
덧문을 굳게 닫았다.
한숨 따라 새어나간
더운 공기가 사그라들고
문틈으로 모기 따라
갈바람이 숨어들었다.
<대문 사진 출처/Pixabay l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