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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가을바람
Oct 26. 2024
연꽃 향기 11
불편한 만남
"엄마, 수연이는?"
수연의 엄마는 깨어나자마자
수연의
안부부터 물었다.
"괜찮아."
그런 딸을 보며 수연의 할머니는 손녀보다
딸을
걱정했다.
"엄마, 수연 아빠는?"
다음으로 수연 아빠를 찾았다.
"그래. 괜찮아."
이제 막 정신이 든 딸에게 수연 아빠의 부고를 알릴 수는 없었다.
마주 오던 차와 충돌 후 안전벨트를 맨 수연 엄마는 차 안에서 정신을 잃었다.
수연 아빠는 마주 오던 차를 피하려다 운전석 쪽으로 충돌하여 그 자리에서 숨졌다.
"아유, 어떻게
해.
안
됐네."
중환자실 앞에서 저마다 안타까운 사연으로 침통한 분위기가 가득했다.
사람들의 틈새를 조금 벗어난 구석 자리 의자에 작은 몸을 한껏 움츠리고 남자아이가 앉아 있었다.
얼굴은 눈물과 콧물 자국으로 범벅이 되어 있고 서늘한 가을 저녁에 한기가 도는 중환자실 앞에서 얇은 바람막이를 걸친 채 큰 눈동자를 굴리고 있었다.
안쓰러운 모습에 수연의 할머니가 다가갔다.
"아가, 오늘 밤은 나하고 우리 집에 가서 있자."
아이는 고개를 가로젓고 이내 두 눈에 눈물이 고였다.
"우리
집으로 가자.
무슨
일이 있으면 연락이 올 거야."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lite>
할머니는
온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제 부모 병실 앞을 지키고 있는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들어섰다.
"엄마. 그 아이는.. "
"우선 씻기고 밥이라도 먹이자."
할머니는 이모의 말문을 막고 아이를 데리고 욕실로 들어갔다.
"이모, 할머니 왔어?"
겨우 달래서 잠들었던 수연이 방문을 열고 나왔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욕실에서 말끔히 얼굴과 손, 발을 씻은 아이와 할머니가 나왔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밥상 앞에 앉은 네 사람은 각자의 눈물을 숨긴 채 무거운 숟가락을 들었다.
할머니는 아이가 좋아할 만한 반찬을 집어 밥그릇 위에 올려 주었다.
그런 모습을 보며 수연은 이상한 생각이 들었지만 싫은 마음은 들지 않았다.
아이가 힘겹게 밥숟가락을 들 때마다
수연
도 지지 않고 부지런히 밥을 먹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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