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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가을바람 Oct 19. 2024

연꽃 향기 10

잦은 우연

 마주 오는 두 사람은 연인이기보다는 어머니와 아들 같았다.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무언가 조용히 속삭이며 여유롭고 평온해 보였다.

점점 다가올수록 두근거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수연은 두 사람을 피해 돌아섰다.

그리고 빠르게 계산대로 가서 서둘러 계산을 하고 마트를 나왔다.

지나는 사람들이 한 번씩 돌아볼 정도로 이상하게 허둥대며 공동현관까지 뛰다시피 왔다.

집안으로 들어서자 현관에 그대로 주저앉았다.

유선우.

또 그 아이였다.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lite>




 수연은 마트를 다녀온 후 무기력증에 침대로 기어들어갔다.

잠은 오지 않았지만 몸이 자꾸 가라앉고 어지러워서 소파에 앉아있는 것도 힘들었다.

장을 봐온 시장바구니는 식탁 위에 그대로 놓아둔 채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뒤척이던 수연은 잠으로 빠져들었다.



 <엄마!>

 <아빠!>

 <수연아, 어떡하니?>

이모가 울며 응급실로 뛰어가는 수연을 뒤에서 끌어안았다.

 <엄마! 아빠!>

할머니는 응급실 밖 바닥에 완전히 넋이 나간 모습으로 주저앉아 있었다.



꿈속을 헤매던 수연은 현실의 문을 열지 못하고 허공에 손을 휘저었다.

조금씩 한기를 느끼며 머릿속으로 생활 소음이 들어왔다.

베란다 문이 조금 열린 틈으로 바람이 들어와 블라인드를 건드리고 있었다.








 선우는 자신을 피해 부리나케 마트를 빠져나가는 수연을 눈으로 좇고 있었다.

바로 달려가 잡고 싶었지만 지금은 엄마가 눈치채지 못하기를 바랄 뿐이었다.

 "그 아이지? 예쁘네."

엄마가 놓았던 팔짱을 다시 끼며 말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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