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 향기가 가득한 방(6화에서 이어지는 이야기)
# 1 여름의 방
(여름, 외투를 입으며 벽시계의 시간을 확인한다. 가방을 한 손에 들고 한 손으로 전화를 건다.)
이유민 (F) 여보세요.
여름 (잠깐 머뭇거리다가) 나. 좀 다녀올게.
이유민 (F) (역시 머뭇거리며, 말리고 싶은 마음을 애써 감추며) 그래. 잘 다녀와.
(여름, 전화를 끊고 방을 나서기 전, 방 안을 둘러보고 침대를 정리한다. 그리고 돌아서 방에서 나간다.)
# 2 여름의 옛집 앞
(여름, 결심을 한 듯 현관을 향한다. 그때 현관이 열리고 남자가 나온다.)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
# 3 집안
(레몬티 향이 가득한 방안에 마주 앉은 두 사람. 따뜻한 찻잔을 두고 방안 공기는 차갑다. 남자가 거만한 태도로 앉아 있는 모습과는 달리 여름은 불안하고 다급한 모습이다.)
여름 (냉랭한 공기 속에 여름의 목소리도 얼어 있다.) 저,
남자 (여유로운 목소리로, 하지만 따뜻하지 않은 목소리로) 우선, 차 좀 마셔요. (그리고 허리를 굽혀 찻잔을 든다. 향을 음미하고 차를 마신다. 마치 별일 없다는 듯이.)
여름 (초조하다. 하지만 남자가 권하는 대로 찻잔을 든다. 호로록 조심스럽게 마신 레몬티가 목을 타고 상큼한 향이 내려간다.)
남자 (여름이 차를 한 모금 마시자 찻잔을 내려놓고 여름을 바라보며) 민준우를 찾으러 가겠다고?
여름 (놀란 눈으로 남자를 보다가 손에 든 찻잔이 흔들린다. 그 바람에 레몬티가 손에 튄다.) 아, 뜨거워.
남자 (여름의 하는 양을 가만히 보다가 물티슈를 내민다.)
여름 (거절하려다가 남자의 눈빛에 마지못해 받는다.) 감사합니다.
남자 (여름이 물티슈로 손가락을 닦는 것을 보며 한 손을 소파의 팔거리에 얹고 여름에게로 몸을 숙인다.) 정말 할 수 있겠어요? (약간 비아냥거리며) 지금처럼 아주 사소한 일에도 놀라는데
여름 (물티슈를 찻잔 옆에 올려놓고) 할 수 있어요. 아니, 제가 해야 해요.
남자 (다시 소파에 기대어 잠시 생각하다가) 알았어요. 그럼 한번 더 속아 봅시다.
여름 (민준우를 두고 한 말이라는 것을 알아채고) 준우가 있는 곳으로 보내 주세요.
남자 (소파에서 일어나 책장 앞으로 다가간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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