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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레몬티 22

너를 위해

by 봄비가을바람

#1 책방

(민준우, 여름의 곁을 지나 책방 문쪽으로 향한다.)

(여름, 민준우의 팔을 잡지만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다. 다시 한번 잡지만 잡히지 않는다.)

여름 (민준우의 뒤를 쫓으며) 준우야!

(민준우, 멈춰서 여름을 한번 보고 그대로 문을 열고 나간다.)

여름 (큰 소리로) 민준우!

(민준우가 나간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 2 책방 밖

(지나는 사람들과 멀리서 들리는 차소리에 섞여 민준우의 모습은 이미 보이지 않는다.)

(시간과 공간을 확인하는 여름. 그리고 문득 깨닫는다. 얼마 전 민준우와 비슷한 사람의 뒷모습을 좇던 그때라는 것을.)

여름 (당혹스러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어디로 갔지?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 3 여름의 옛집

(색이 바랜 레몬에서 나는 향기처럼 희미한 레몬향이 거실에 흐른다.)

(찻잔을 들고 레몬티를 마시고 있는 남자가 희미한 미소를 짓는 사이 한 차례 바람이 스쳐간다.)

남자 (마침 건너편에 털썩 앉는 여름에게) 할 수 있겠는가?

여름 (남자를 날카롭게 바라보며) 날 시험한 건가요?

남자 (맞받아치며) 그 기세로는 이미 시간의 노예가 돼버린 민준우를 데려올 수 없어.

여름 (조금 큰 소리로)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 주세요. 뭐든 할게요.

남자 (비웃으며) 조금 전에도 그렇게 말하지 않았나? 하지만 실제로 마주치고도 아무것도 못 하지 않았나?

여름 (앞으로 몸을 내밀며, 두 손을 모으며) 한번 더 기회를 주세요. 이대로 민준우가 헤매게 할 수 없어요.

남자 (소파 앞으로 몸을 숙이고, 두 손을 깍지를 끼며) 그럼, 처음을 찾아보도록 해.

여름 (답답하다는 듯) 처음이라니요? 무슨 말이에요?

남자 (여름을 마주 보며) 민준우가 시간 속으로 뛰어들었던 처음.

(남자, 명료하게 말하고 소파에서 일어선다. 그 기세에 여름, 일어나 주춤주춤 집에서 나간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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