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빛 노을 너머
"그는 노을을 좋아했다. 특히 바다 수평선 멀리 오렌지빛 물을 들이고 빠져들어가는 바다 위로 지는 노을을 좋아했다.
그래서 마지막 인사도 없이 바다로 달려갔을까.
이별에도 예의가 있다면 그는 참으로 무례하게 이별을 고했다.
옷깃을 붙잡고 애원을 해봐도 그는 이미 싸늘하게 식은 주검으로 돌아섰다.
사는 동안 단 한순간도 크게 욕심부리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래도 지나친 탐욕과 다른 이의 것을 강탈하는 큰 죄는 짓지 않았기에 감히 바랐었다.
매일 밤 꿈속에서라도 만나 못다 한 이별의 말이라도 할 수 있게 빌고 또 빌었다.
하지만 바다 깊은 곳에서 유영하고 있을 그는 단 한 번도 머리맡 그늘로 앉아 밤 인사도 전하지 않았다.
<오렌지빛 향기 중에서, 한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