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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가을바람 Oct 26. 2022

가을이 지하철을 탔다.

가을이 간다.



가을이 지하철을 탔다.





아무도 출발지도 행선지도

묻지 않았다.

지하철이 빠를지 버스가 빠를지

잠시 머뭇거리다가

지하철 계단 위에

발자국 하나 남겨 놓았다.




오며 가는 사람

안부 다 듣고도 작별 인사도 없이

묵묵히 뒤돌아 한번 웃어 주고

총총히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비좁은 자리에 양보하는 배려도 마다하고

묵직한 다리에 힘을 주었다.




어디로 가는 것인가.

언제쯤 올 것인가.

묻는 말에는 대답하지 않고

괜찮으냐는 위로만 건넸다.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기다린다는 부질없는 약속도 하지 않았다.

오면 반갑고 가면 또 아쉬워하면 그뿐.

오늘 가을이 지하철을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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