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의 꿈

이별의 예감

by 봄비가을바람


꿈꾸고 있는 것 같아

예전처럼 다 모두 똑같아서

이젠 여기 없는 너를

하루 종일 찾아 헤맸어.

익숙해져 버린 습관처럼

너의 이름을 또 부르고

그저 단 하루도 가지 못한 채로

제 자릴 맴도는데

너 없는 긴 하루가 지나가고

오늘도 함께 한 기억 속에 살아가도

서늘하게 떠나가던 그 모습이

되살아나 산산이 내 맘을 부수고

떠나간 너를 돌릴 수도 없는

내 눈물은

끝없이 가슴을 타고 흘러

날 보던 미소도 그 오랜 추억도

모두 다 씻어내는 날이 올까.

.

.

<먼데이키즈, El Condor Pasa, 2007.02.01 나비의 꿈 중에서>



<출처/Pixabay >



어릴 적 여름밤에 이불을 뒤집어쓰고 보던 <전설의 고향>이라는 드라마의 대표적 귀신 이야기가 있습니다.


새로 부임한 사또마다 그 밤을 못 넘기고 죽어 나가니 담력이 강한 사람을 뽑아 그 고을로 보냅니다.

"내 기필코 그 연유를 밝힐 것이다."

다짐하고 기다리는 새 사또와 함께 마음을 졸이며 이불 쟁탈전을 벌이던 우리 남매는 소복에 머리를 풀어헤친 모습을 보고 기겁을 했습니다.

하지만 사또는 의연하게 그 처녀 귀신을 맞아 자초지종을 묻고 원한을 풀어 주고자 합니다.

밝은 날 주위를 불러 고을의 청년들을 모으고 하얀 나비가 머리 위에 살포시 앉은 불한당을 마을의 처녀에게 몹쓸 짓을 하려다 죽게 한 범인으로 결박합니다.



바로 밀양의 <아랑 전설>입니다.

담대한 사또의 기질과 하얀 나비가 되어 원한을 푼 아랑의 이야기입니다.


나비는 우리 문화 속에서 "죽은 영혼"을 뜻하기도 합니다.

장례식을 거행하면서 상주와 가족들이 가슴에 다는 무명으로 만든 리본 모양의 상장도 흰나비를 뜻합니다.



<나비의 꿈>에는 노랫말 안에 "나비"라는 말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떠난 사람"이 이 세상과 다른 곳으로 간 사람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여기 없는 너를", "서늘하게", "너를 돌릴 수도 없는"

그냥 일반적인 이별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노래를 부를 당시에는 "나비"가 이런 의미도 아니었습니다.

"김민수"가 떠난 후 이 노래는 또 다른 의미의 노래가 되었습니다.

결국, "김민수"가 나비가 되어 떠난 후 정말 <나비의 꿈>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가끔 생각합니다.

먼데이키즈가 이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날 보던 미소도 그 오랜 추억도 모두 다 씻어낼 날이 올까."



남은 사람, 남겨진 사람들이 언제쯤 그런 날이 올지 늘 들을 때마다 그때 그날로 가는 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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