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 맞춤

난 네가 좋아하는 거라면..

by 봄비가을바람

연애의 시작은 설렘이다.

편하지도 않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많지도 않다.

하지만 어색하고 익숙하지 않은 두 사람의 만남은 설렌다.

하나부터 열까지 서로 다름에서 같음으로 가는 시간은 짧을 수도 있고 길 수도 있다.

아님 제대로 맞추지도 못하고 끝나버릴 수도 있다.



서로에게 맞춰가는 과정 중에 가장 큰 것이 입맛이다.

서로 기호가 다르면 메뉴 정하기가 쉽지 않다.

오랜 시간 길들여진 입맛을 쉬이 바꿀 수 없으니 둘 중 하나는 감내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연애를 시작하며 분위기와 그 분위기에 맞는 음식이 함께하는 달달한 시간을 꿈꾼다.

친구들과 편한 차림만큼이나 편한 음식이 아닌 매번 특별한 음식을 찾아 맛집로드를 검색하게 된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먼저 맛집 검색을 하고 리뷰까지 챙겨보는 정성을 들여본 적이 없다.

일반적인 혐오 음식 외에는 특별히 가리는 음식도 없고 음식 알레르기도 없다.

그래서 함께 먹는 건 뭐든 상관없다.

시간을 할애하여 굳이 맛집 검색을 하지 않아도 서로에게 크게 불편을 끼칠 만한 게 없다.

아마도 어려서부터 음식을 가려 먹는 습관을 일찍 감치 졸업했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 우리 오빠는 미리 주변 맛집을 검색하고 주차 환경까지 살피며 사전답사도 했다.

연애 초기에는 늘 예약하며 메뉴도 미리 예약했다.

음식을 먹으며 늘 먼저 내 앞에 좋고 고운 것을 놓았다.

음식은 마음이 담긴다.

음식을 만들 때도, 음식을 나누는 순간에도 서로 마음이 오고 간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가 정한 음식을 맛있게 잘 먹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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