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꽃이 활짝 피었어요.

계란찜

by 봄비가을바람


흰 눈과 노란 눈이 녹아

몽글몽글 노란 크림이 되었다.

호호 불어 목으로 흐르는

솜사탕 뭉치는 아침을

노곤하게 했다.

뭐든 먹어야 힘나는 시간

부담이 입으로 들어가는 길에

부드러운 길을 놓았다.



누룽지와 밑반찬으로 먹는 아침이 부실할까 봐 계란 부침을 먹는데 그마저도 기름내에 부대껴 달걀찜으로 바꿨다.

아침은 오늘 하루를 시작하는 스터터이다.

뭐든 먹어야 하는데 잠이 간절한 날은 아무것도 오물거리고 싶지 않다.

더구나 겨우내 게으른 속은 아침을 깨우기 더욱 힘들다.

숟가락도 달아오른 뜨끈한 계란찜과 누룽지는 속을 한껏 열정으로 불태운다.



어느 순간, 먹기 위해 사는 건지, 살기 위해 먹는 건지 자문하면 아침은 살기 위해 먹는 끼니가 아닐까 한다.

점심은 바빠서 일주일에 두 번은 건너뛰기도 한다.

그러니 그 두 번은 살기 위해 아침을 꼭 먹어야 한다.

우리 음식은 먹는 사람을 배려한 음식이다.

먹을 때는 뜨거운 김 후후 불어 목구멍이 데지 않게 조심하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계란찜은 간단해 보이지만 절대로 간단하지 않다.

계란을 껍질이 들어가지 않게 잘 깨서 소금과 설탕으로 간하고 육수가 있으면 좋겠지만 없을 때는 참치액을 조금 넣어 잘 섞는다.

흰 끈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채에 받치면 더욱 부드러운 계란찜을 만들 수 있다.

바쁜 아침에는 팔이 조금 뻐근할 때까지 저어도 된다.

중탕으로 채반을 받치고 계란찜 그릇을 넣고 센 불에서 시작해 중불에서 20여분이면 된다.

처음에는 여러 번 뚜껑을 열어 확인했는데 지금은 그 시간 동안 아침을 서두를 수 있다.



크게 정성을 들이지 않아도 뜨끈한 계란찜으로 속을 데우고 살기 위해 먹은 아침값을 한다.












keyword
이전 25화입맛 맞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