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쓰다가 시인이 되었다.

시인으로 등단

by 봄비가을바람

시를 쓰고 싶었다.

시를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속에 있는 쓴 물을 다 토해내고

다시 꾸역꾸역 삼켰다.

토해내도 시원찮을 텐데

다시 삼킨 구역은 쓰고 짠 소태처럼

속을 뒤집고 심장을 마구 때려

속울음만 삼켰다.

시인의 마음을 빌어 시를 읽고

내 마음을 얹어 잠시 위로라도 받으면 좋으련만

감춰진 아픔이 그것마저 말렸다.

햇빛에 말리고 바람에 날리면

쓴 내도 엷어지고 슬픔도 가벼워질 텐데

기댈 줄을 몰랐다.

문득 재회의 인연으로 기대도 무너지는 것이

아님을 알았다.

하늘과 땅이 맞닿아 나의 세상이 무너진 그날

여리고 어린 내 심장이 어른이 되어가기 시작했다.



시를 쓰고 싶었다.

토한 쓴 물을 거두어 맑은 물로 정화하는

시를 쓰고 싶었다.

속울음을 삼키지 않고 눈물주머니를 터뜨려

통곡을 하고 싶었다.

시인을 곡비로 삼지 않고

나 스스로 곡비가 되어 시인이 되고 싶었다.

시를 쓰기 시작했다.

내 눈물과 내 고통을 대신하는 곡비가 되기로 했다.

시인을 곡비라 했다.

나도 곡비가 되었다.

나도 시인이 되었다.






# 어제 오전 메일을 열어보고 반갑고 감사한 소식을 확인했습니다.




<한반도 문학 2023 봄호>



한반도 문학 2023 여름호 신인상에 당선되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오랫동안 바라고 바라던 일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브런치스토리에서 지난 봄호 공모 소식 때 보고 많이 망설이다가 이번 여름호 공모에 용기를 내었습니다.



처음 브런치스토리에 시를 발행하며 응원을 보내주신 제게는 은사님 같은 몇 분 선배 작가님들이 계십니다.

주춤할 때마다 시를 읽고 공감과 격려를 해 주시며 시심을 키워 주셨습니다.

늘 응원과 격려로 옆에 나란히 세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욱 시심을 다듬어 진정한 곡비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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