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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묻는 말
15화
시를 쓰다가 시인이 되었다.
시인으로 등단
by
봄비가을바람
May 3. 2023
시를 쓰고 싶었다.
시를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속에 있는 쓴 물을 다 토해내고
다시 꾸역꾸역 삼켰다.
토해내도 시원찮을 텐데
다시 삼킨 구역은 쓰고 짠 소태처럼
속을 뒤집고 심장을 마구 때려
속울음만 삼켰다.
시인의 마음을 빌어 시를 읽고
내 마음을 얹어 잠시 위로라도 받으면 좋으련만
감춰진 아픔이 그것마저 말렸다.
햇빛에 말리고 바람에 날리면
쓴 내도 엷어지고 슬픔도 가벼워질 텐데
기댈 줄을 몰랐다.
문득 재회의 인연으로 기대도 무너지는 것이
아님을 알았다.
하늘과 땅이 맞닿아 나의 세상이 무너진 그날
여리고 어린 내 심장이 어른이 되어가기 시작했다.
시를 쓰고 싶었다.
토한 쓴 물을 거두어 맑은 물로 정화하는
시를 쓰고 싶었다.
속울음을 삼키지 않고 눈물주머니를 터뜨려
통곡을 하고 싶었다.
시인을 곡비로 삼지 않고
나 스스로 곡비가 되어 시인이 되고 싶었다.
시를 쓰기 시작했다.
내 눈물과 내 고통을 대신하는 곡비가 되기로 했다.
시인을 곡비라 했다.
나도 곡비가 되었다.
나도 시인이 되었다.
#
어제 오전 메일을 열어보고 반갑고 감사한 소식을 확인했습니다.
<한반도 문학 2023 봄호>
한반도 문학 2023 여름호 신인상에 당선되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오랫동안 바라고 바라던 일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브런치스토리에서 지난 봄호 공모 소식 때 보고 많이 망설이다가 이번 여름호 공모에 용기를 내었습니다.
처음 브런치스토리에 시를 발행하며 응원을 보내주신 제게는 은사님 같은 몇 분 선배 작가님들이 계십니다.
주춤할 때마다 시를 읽고 공감과 격려를 해 주시며 시심을 키워 주셨습니다.
늘 응원과 격려로 옆에 나란히 세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욱 시심을 다듬어 진정한 곡비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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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울음
시
Brunch Book
나에게 묻는 말
13
빠른 걸음 느린 걸음
14
망설이다가..
15
시를 쓰다가 시인이 되었다.
16
아무렇지 않은 듯..
17
반갑다.
나에게 묻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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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왔어요> 출간작가
17년 차 한국어 선생님이며, 등단 시인입니다.. <시간보다 느린 망각>시산문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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