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는 생각보다 짧았다.
엄마의 재촉에 월요일 일찍 집으로 내려갔다.
마주 하는 게 고역인 시간을 기어이 마음을 떠밀어 본가 문 앞에 섰다.
양손에 부모님 선물과 오빠네 아이들 장난감을 들고서,
"왔어."
별로 반갑지 않은 말투가 들어갈까 말까 잠깐 망설이게 했다.
"어서 와라."
아버지가 짐을 받아주며 말했다.
"쉬어야 하는데 기어코 불러 내렸구나."
"그럼 와야지."
휴가를 어떻게 보낼까 하는 계획에 집에 가는 건 없었다.
집에 가면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알기에 여러 핑계를 대며 잘도 피했었다.
"싫어. 싫다고."
"한 번만 봐."
"싫어."
"싫다고만 하지 말고.
한 번만 봐."
"한 번이 아니잖아. 저번에도 봤잖아.'
"연이 엄마가 괜찮은 사람이래."
"저번에도 괜찮은 사람이래잖아."
찰싹!
기어이 매를 벌었다.
아직 생각이 없다는 건 안 통했다.
오빠가 결혼하고 나서 이제 남은 나를 치워버릴 생각만 했다.
"엄마, 나 사람 있어."
"응!? 사람 있어? 누구?
데리고 와. 그럼."
"아니, 사람 있으면 결혼해야 해.
좀 시간을 두고 봐야지."
"사람이 있는데 왜 두고 봐."
"그만해. 오랜만에 보면서 애는 왜 맨날 들볶아."
보다 못해 아버지가 나섰다.
저녁 밥상을 마주 앉아서도 엄마와 눈을 맞추지 않았다.
그래도 엄마는 연신 내 앞으로 닭볶음탕에서 닭다리와 폭신한 빨간 감자를 덜어놓았다.
우리 집에서 닭다리는 아버지와 오빠 몫인데 따로 나와 살며 어느새 내 차지가 되었다.
그런 모습에 아버지는 엄마와 나를 번갈아 보며 웃었다.
"엄마, 내가 빨리 결혼했으면 좋겠어?"
말랑말랑 엄마 배 위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하면 좋지."
귀찮은 듯 말하며 나를 향해 몸을 돌리는 엄마의 표정이 조금 어두워졌다.
"니가 혼자 있는 게 싫다.
늘 혼자서 잘하는 게 엄마는 싫다.
니가 누구한테 기대고 살면 좋겠다."
<나도 안다.
하지만 나는 그냥 이대로가 좋다.>고 말 못 했다.
또 등짝 스매싱이 날아올까 봐.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