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은 아프다. 5

사랑인가요.

by 봄비가을바람

"저를 왜?"

나는 왠지 어색한 분위기를 돌리려 했지만 마음속에서는 이미 아까부터 방망질이 시작되고 있었다.

"이 시간이 버스 정류장이 한산해서 다른 분들보다 나중에 버스를 타면 걱정돼서 나와 있었습니다.'

"아, 네."

나는 눈도 맞추지 못하고 버스가 오는 방향을 살폈다.

카페에서는 손님으로 보면 되니까 주위 시선도 신경 쓰이지 않았는데 자꾸 두리번거리고 하면 안 되는 일을 들킨 것 마냥 불편했다.

"버스 오네요."

"네."

"그럼, 조심히 가세요."

"고맙습니다."

나는 대충 인사를 하고 버스에 재빨리 올랐다.

그 사람은 내가 버스에 오르자 내 쪽을 한번 보고는 안심한 듯 돌아서 갔다.



"미쳤나 봐. 바보! 바보!"

이불을 뒤집어써도 아까 그 어색한 상황이 희미해지지 않고 더욱 진해졌다.

"아, 어떡하지. 다시 얼굴 못 보겠다."

관심의 표현을 먼저 한 건지, 아니면 그냥 아는 사람에 대한 호의인지 내 마음속에서는 내가 모르는 감정까지 섞여 불편한 일에서 도망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엄마의 성화에 두 번 남자를 만난 적은 있다.

계속 만남이 이어진 건 아니지만 목적을 알고 만나는 사람은 그리 불편하지는 않았다.

서로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그 만남은 끝이 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사람은 좀 달랐다.

물론, 일하며 자주 마주치다 보니 설레고 궁금하기는 했다.

그리고 이 사람과 사귀게 되면 어떨지 상상을 해 본 적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뭔가 이루어지는 건 생각지 못한 일이라 아무 준비 없이 면접관 앞에 앉아있는 기분이었다.

"그 사람, 날 이상하게 생각하면 어쩌지.

혹시 나 혼자 생각이 앞선 건 아닌가."

이런저런 생각이 드니 잠도 못 자겠고 가만히 앉아있지도 못하겠다,



"안녕하세요."

"야, 혜인아!"

"무슨 일이야? 지각도 다 하고."

"죄송합니다."

한잠도 못 잤다.

어젯밤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다가 겨우 6시쯤 깜박 잠이 들었는데 눈을 뜨니 9시였다.

"죄송합니다."

"그래. 어서 준비하자.".

소희 언니의 말에 유미의 걱정스러운 얼굴을 뒤로하고 직원 싐터로 들어갔다.



"다들 고생했어요. 조심히 들어가요."

"네. 내일 뵙겠습니다."

하루를 정리하는 이 시간이 늘 즐겁고 좋았는데 오늘은 큰 일 하나를 놓친 것 같았다.

"오늘, 그 사람 안 왔지?"

유미가 내 팔짱을 끼며 물었다.

"응."

"무슨 일 있나."

"무슨 일?"

"아니, 매일 오는 사람이 안 오니까."

"휴."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났다.

"너, 버스 온다."

유미가 잔뜩 궁금한 얼굴로 돌아보는 것을 모른 척했다.

"잘 가."

또 나만 버스 정류장에 남았다.

버스 시간을 확인해야 하는데 자꾸 아파트 쪽으로 눈이 갔다.







by 봄비가을바람

<대문 사진 출처/Pixabay>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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