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여백 4

되돌아오지 않는 메아리

by 봄비가을바람
여운아!
우리 여운이 오늘도 많이 웃고 많이 행복했니? 가끔은 울어도 돼.
언제나 웃으며 모든 걸 잘하는 여운이가 늘 고맙지만 울고 싶을 때는 울었으면 좋겠다.
고맙고 고마운 여운아.
엄마는 오늘도 여운이 덕분에 많이 웃고 많이 행복했다.


납골당에서 돌아온 여운은 엄마가 보낸 메시지를 찾아보다가 한 문장에서 멈췄다.

<엄마는 오늘도 여운이 덕분에 많이 웃고 많이 행복했다.>.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믿기지 않았다.

갑자기 닥친 불행은 한바탕 휘몰아쳐 여운의 가족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오빠는 장례를 치르고 나서 부모님의 자리를 정리하느라고 정신없이 다녔다.

두 분의 사망신고를 마치고 마무리를 하느라 잠도 며칠 째 못 자고 멍하니 거실에 앉아 밤을 새우는 일이 잦았다.

"여보세요?"

"....."

"여보세요? 오빠!"

오빠의 전화에 덜컥했다.

"여운아."

오빠가 울고 있었다.

바쁘게 이리저리 뛰어다니다가 머릿속에서 시간과 기억이 뒤엉킨 것이다.

오빠는 결혼하고 분가해 살았다.

진우가 태어나고 더 자주 집으로 부모님을 찾아뵈었지만 함께 살지 않았기에 빈자리를 뒤늦게 실감한 것이다.

"전화했는데 안 받아. 아무리 전화해도 안 받으셔."

오빠는 서류를 준비하다가 아버지께 여쭈어 볼일이 생겼다고 했다.

생각 끝에 다다르자 알게 된 것이다.

영문을 모르고 쳐다보는 사람들 앞에서 주저앉아 울어버렸다고 했다.

여운은 울먹이며 말하는 오빠의 목소리를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오빠는 어때요?"

여운은 오빠와 통화한 후, 좀 늦은 시간에 올케한테 전화를 했다.

"진우하고 샤워하며 물장난하다가 진우랑 같이 자고 있어요."

"언니, 고마워요."

여운은 지금 오빠 곁에 누군가 있는 게 그냥 고마웠다.

"내가 고마워요. 힘내고 있어서."



전화를 끊고 집안을 둘러보던 여운은 정작 자신의 곁에는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by 봄비가을바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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