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세상
다가가면 멀어지고
멀어지면 뛰어오고
뛰어가면 달아나고
달아나면 서성이고
서성이면 돌아선다.
삶이 가는 방향은 늘
내 마음보다 반대로
그런가 보다 차치하고
아무렇지 않은 듯
그냥 그렇게 가는 것.
서로 반대로 달려가도
돌고 돌아 내 삶으로
스며들고 녹아들어
나 자신이 되는 것.
삶은 늘 내 뜻대로 되지 않고 스치고 지나가서 붙잡을 수 있는 거리에서 자꾸 힐끔거린다.
다가가면 멀어지는 일이 반복이 되면 무너지기도 하고 제자리에 주저앉아 눈물 바람에 짠내가 쓰다.
하지만 내 삶의 하나가 부서져도 또 다른 조각이 퍼즐을 맞추고 색깔이 달라도 자리에 맞는 부속을 끼워 임시방편으로 하루를 견딘다.
고운 옷을 짓고 금침을 만들고 남은 자투리도 조각조각이 모이면 곱고 고운 보자기가 된다.
비록 삶이 조각이 나서 하나로 구실을 못 해도 남은 조각이 서로 맞대어 틈을 메우고 맞추어 하나의 삶을 이루어낸다.
말 또한 그러하다.
하나하나 어휘가 모이고 문장을 이루어 입을 통해 밖으로 나온다.
어휘 하나만으로도 필요한 의사소통이 될 수도 있지만 정확한 생각과 마음을 전달하려면 조각들이 모여 하나가 되어야 한다.
말로 다하지 않는다고 마음이 없는 것이 아니며 말이 번지르하다고 마음을 다한 것은 아니다.
작은 오차가 나고 조금 부족하고 속도가 느려도 내 삶의 주인인 자신에 따라 다르다.
시는 마음을 내놓는 일이며 내 마음과 닿은 이를 향해 가는 작은 배다.
그리고 내 부족한 공간에 다른 이의 공감으로 나의 삶을 채우듯 나의 시 세상도 나와 그대가 완성하는 것이다.
대문 사진 포함 by 봄비가을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