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은 문 앞에 얼어붙어 움직일 수 없었다.
하염없이 1201이라는 숫자를 바라보며 지난 2년을 되감기를 하고 있었다.
<왜 이렇게 안 나와.>
해인은 약속 시간을 20분이나 넘기고 있는 은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카페에라도 들어갈걸.>
찬 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는 늦가을 저녁은 추위가 적응된 한겨울보다 더 추웠다.
전화도 안 받고 메시지도 안 보고.
회사에 갑자기 일이 생긴 걸까.
꽁꽁 얼 것처럼 빨개진 손을 모아 호호 불며 돌아설 때였다.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몰려나오고 있었다.
해인은 사람들을 피해 요리조리 걸음을 옮기다 발걸음이 꼬여버렸다.
어어어.
하는 사이 마침 나오던 사람과 부딪쳤다.
"아이코. 죄송합니다. 괜찮으세요?"
상대가 먼저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이. 지. 하.
그 사람과의 첫 대면이었다.
"해인아!"
은수가 뛰어오자 남자는 더 어쩔 줄 몰라했다.
"죄송합니다."
연거푸 고개를 숙이는 그를 보며 덩달아 해인도 어쩔 줄 몰랐다.
그리고 그다음 주 주말이었다.
"해인아, 그 사람 좀 만나볼래?"
"응!?"
은수가 만든 자리라 거절할 이유가 생각나지 않았지만 그날 이후 해인은 그 사람의 얼굴이 머릿속에서 헤엄치고 다녀 일에 집중이 되지 않았다.
회의 시간이 길어지며 퇴근 시간이 늦어지자 다들 마음이 급해서 불타는 금요일 속에 뛰어들어오고 있었다.
그 와 중에 부딪친 이지하는 딱히 바쁜 일도 없었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했단다.
아마도 해인을 만나기 위해서라는 약간은 느끼한 멘트도 해인에게는 달달했다.
"좋아."
전화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달큼한 내가 날 것 같은 복숭아빛 두 볼은 핫팩에 데워진 듯 뜨끈했다.
"너희 집 근처로 간대."
"우리 집으로?"
"함께 가고 싶은 곳이 있대."
첫 데이트부터 좀 멀리 갈지도 모른다는 말이 두려움 반 설렘 반으로 더욱 기다려지게 했다.
<대문 사진 포함 by 봄비가을바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