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에 깃든 바람 7

사진을 보다가

by 봄비가을바람

"내일 병원에 가는 날이지요?"

지하는 하얀 봉투를 꺼내어 엄마 앞에 놓았다.

"괜찮아. 엄마 돈 있어."

"혹시 검사 더 받아야 한다고 하면 받으세요. 아니면 이번에는 제가 같이 갈까요?"

"아니야. 너 일해야지. 보호자가 와야 한다고 하면 말할게."

"꼭 병원에 가세요."

"점심시간 지나서 예약해 놓았으니까 갔다 올게."

두 사람의 무거운 이야기만큼 어둠도, 공기도 가라앉고 있었다.






"지하 씨, 무슨 생각해요?"

숟가락으로 국물만 뒤적거리고 있는 지하를 해인이 한참 보고 있다가 겨우 말을 건넸다.

"아, 네. 미안해요. 감기 기운이 있어서 입맛이 없네요."

"그럼. 그냥 일찍 들어가실래요?"

"그래도 돼요? 미안해요."

두 사람은 반도 채 먹지 않은 순댓국을 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직 만난 지 얼마 안 된 연인의 점심 메뉴로는 좀 그렇지만 해인도 좋아하는 음식이라 서운하거나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그리고 지하가 한 말 때문에 더욱 순댓국을 좋아하기로 했다.

"저희 어머니가 좋아하는 음식이었어요."

해인은 그 말에 설명할 수 없지만 많은 의미와 감정이 뒤섞여 전해졌다.

아직 뵙지 못한 지하의 어머니가 가깝게 느껴지다가 슬픈 기운이 자신의 몸속으로 파고드는 것 같았다.

처음부터 어딘가 모르게 우울해 보이는 지하의 눈빛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우리 집에 잠깐 들렀다 갈래요?"

"네!?"

지하의 생각지 못한 말에 당황했지만 가 보고 싶었다.

"좀 그렇죠?"

"아니에요. 커피 한 잔 주세요."



현관으로 들어서자 전체적으로 깔끔한 집안이 눈에 들어왔다.

남자 혼자 사는 집이 아니라 고단수 주부의 살림 솜씨가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잠깐만요. 여기 좀 앉아 있어요."

"네."

지하는 주방으로 향하고 해인은 소파에 앉아서 거실을 눈으로 둘러보다가 한 곳에 시선이 멈췄다.

가족사진이라고 하기에는 뭣하고 지하와 중년의 여인이 다정한 모습으로 찍은 사진이었다.

지하의 지금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아 얼마 전에 찍은 것 같았다.

해인은 자세히 보려고 사진 앞으로 다가갔다.

희미하게 사진 아래에 날짜가 찍혀 있었다.

***3.05.14

앞에 세 자리가 잘 보이지 않아서 연도를 머릿속에서 유추를 해 보느라 지하 옆에 있는 그 여인을 자세히 못 보고 지나쳤다.



주방에서 지하는 해인이 사진 앞에 서 있는 것을 보고 얼어붙은 표정으로 보고 있었다.





<출처/Pixabay>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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