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앞에서 감정이 붙잡힌 해인은 어찌할 줄을 몰랐다.
뒷걸음질이라도 해서 물러나고 싶었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때였다.
주방 쪽에서 시작된 발자국이 해인의 등 뒤에서 멈췄다.
"엄마."
"네!?"
"우리 엄마예요."
그리고 지하는 해인을 뒤에서 살며시 안았다.
해인의 어깨가 살짝 당황했지만 이내 지하의 손 위로 자신의 손을 살며시 얹었다.
그 손을 지하가 다시 한 손으로 부드럽게 잡았다.
처음으로 서로의 거리가 없어진 두 사람은 한참 사진 앞에 서 있었다.
"여보세요. 엄마!"
지하는 오전부터 밀려드는 일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아침에 집을 나서며 몇 번이나 병원에 가라고 엄마의 다짐을 받았다.
어느덧 진료 시간이 지났지만 지하는 전화조차 할 시간이 나지 않았다.
겨우 숨을 돌린 오후 늦은 시간, 엄마한테 전화를 했다.
하지만 신호가 가는 한참 동안 지하의 가슴이 방망이질을 해대는데 전화를 받지 않았다.
여러 번의 부재중 전화를 남기고 나서 엄마가 전화를 받았다.
"엄마! 괜찮아요? 병원은요?"
"갔다 왔어. 좀 힘들었는지 잠깐 누웠는데 잠이 들었나 봐. 나 이제 가게 나가보려고."
"오늘, 그냥 이모한테 맡기고 내일도 하루 쉬면 안 돼요?"
"그럴 순 없지. 대박집은 아니어도 단골은 꽤 있어. 그분들 불편하게 할 수는 없지."
"알았어요. 저도 오늘 일이 많았어요. 퇴근하는 대로 가게로 갈게요."
"아니다. 그냥 먼저 집에 와도 돼."
"엄마!"
지하는 불안한 마음에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죄송해요."
"그래. 알았다. 조심해서 와. 이따가 보자."
"네."
전화를 끊고 지하는 불안한 마음처럼 점점 퍼지는 저녁노을을 보며 복도 끝 유리창 앞에 서 있었다.
<출처/Pixabay>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