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에 깃든 바람 19

시간의 문이 열렸다.

by 봄비가을바람

외삼촌이 열쇠를 전해 주었다.

이렇게 엄마가 떠나면 전해주라는 말과 함께.

지하는 한참 손 안의 열쇠를 만지작거렸다.

이내 마음을 먹은 듯 책상 서랍 앞에 앉았다.

조심스럽게 열쇠를 꽂고 돌렸다.

오래도록 잠겨 있던 서랍은 몇 백 년을 굳게 닫혀 있던 무거운 문이 열리듯 삐거덕 소리를 내며 열렸다.

차곡차곡 쌓여 있는 엄마의 소중한 손길 위에 봉투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가만히 봉투를 들어 겉봉을 열자 익숙한 엄마의 글자가 보였다.



사랑하는 아들, 지하야.
엄마야.
아마도 이 편지를 네가 본다면 엄마는 우리 지하 곁에 없겠지.
엄마는 행복했어.
지하와 함께한 매일매일 좋았어.
하지만 지하는 엄마 때문에 많이 힘들었지.
그래서 늘 미안하고 고마웠어.
이렇게 엄마가 일찍 떠나 혼자 남게 해서 미안해.
지하야.
어렸을 때, 어느 날 아빠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었지.
그때는 엄마가 어떻게 얘기해 주어야 할지 몰라서 괜히 화내고 피해서 많이 속상했지.

사실은 엄마도 아빠에 대해 해 줄 말이 없어.
아빠를 만나서 행복했고 지하를 가지게 되었지만 아빠가 어디에 있는지, 왜 말없이 사라졌는지 몰라.
어쩌면 처음부터 실존하지 않은 사람처럼 아무런 흔적도 없어.

하지만 지하야.
네가 있으니 분명 현실에 있었던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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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야.
엄마의 아들로 와줘서 고마워.
시간이 많이 지난 다음에 우리 만나자.
사랑한다.

엄마가..



지하는 편지를 접어 다시 봉투 안에 넣었다.

그리고 엄마의 첫 번째 일기장을 서랍에서 꺼냈다.

첫 장에는 엄마의 편지에서처럼 일기를 쓴 이유가 적혀 있었다.




<출처/Pixabay>




지하에게 남기는 글..
내가 찾지 못 한 답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며..



다음 페이지에 엄마와 아빠가 처음 만난 날의 일이 적혀 있었다.



은수의 회사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사람들이 오고 가는 회사 앞에서 혼자 서 있으려니 좀 어색했다.
시계를 보며 은수를 기다리는데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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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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