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에 깃든 바람 18

시간을 여는 열쇠

by 봄비가을바람

아침 일찍부터 현관벨이 울렸다.

친구 은수였다.

해인은 무거운 몸을 일으켜 현관 앞으로 갔다.

쾅쾅!

"해인아!"

"알았어."

해인은 아무런 기척이 없자 문까지 두드리는 은수를 얼른 집안으로 들였다.

"대체 무슨 일이야? 어디 아픈 거야? 전화도 안 받고."

집으로 들어서자마자 은수는 쉴 새 없이 말을 쏟아냈다.

"지하 씨가 사라졌어."

"어제 영화 본다고 했잖아?"

"안 왔어. 집에 찾아갔는데.."

"근데?"

"없어."

"응!?"

"처음부터 없었던 사람처럼 사라졌어."

"무슨 말이야?"

"지난주에 갔을 때, 분명 그 집인데.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어. 이미 2년 전부터 살고 있었대."

"야, 정신 차려. 그게 무슨 말이야."

해인은 현관 앞에 주저앉았다.

밤새 울다 까무러치다 해서 이제 울음도 나오지 않았다.





지하는 외삼촌이 집으로 온다는 전화를 받고 어지러워진 엄마 방을 대충 치우기로 했다.

마저 정리해야 할 게 남았지만 외삼촌이 보시면 심란하실 것 같았다.



"밥은 먹었니?"

집으로 들어오시며 외삼촌은 지하의 끼니부터 걱정했다.

"외숙모가 이것저것 싸 주더라."

외삼촌이 들고 온 쇼핑백을 받아 들어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

"냉장고에 바로 넣어야 한다더라."

"네."

지하가 냉장고 문을 여는 것을 본 외삼촌은 엄마 방으로 향했다.





<출처/Pixabay>





"정리는 다 했니?"

"거의 다요. 다른 건 다 정리했는데 이 서랍이 안 열려요."

"그래."

외삼촌은 방을 둘려 보고 점퍼 주머니에 손을 넣어 뭔가를 꺼냈다.

"여기 있다."

"네!? 이게 뭐예요?"

"이제 열릴 거다. 천천히 봐라. 난 그만 간다."

외삼촌은 지하의 어깨를 한번 토닥인 뒤 현관으로 향했다.

지하는 외심촌을 배웅하고 난 뒤, 자신이 꼭 쥐고 있는 손을 폈다,

꽉 쥐고 있는 손바닥이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그리고 손안에 있는 작은 열쇠를 보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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