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남은 사람

사는 이유

by 봄비가을바람


Letter


텅 빈 방 안에 앉아

너의 사진을 본다.

해맑았던 미소가 날 붙잡아

발이 떨어지질 않아.

못난 나의 자존심 때문에

많이 다퉜었지만

항상 내 걱정만 했던 너라서

이젠 내 맘이 아프다.

못해준 게 너무나 많아서

사랑하단 한 마딜 못해서

아픈 가슴 꼭 잡고

너를 소리쳐 부른다.

미안하다 많이 보고 싶구나.

혹시 나를 보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내 얘길

들어줄 수 있다면

홀로 남겨뒀다 미안해 말아.

그 맘 다 알아.

나 기억할 테니 괜찮아.

함께여서 참 행복했었는데

둘이라서 정말 좋았었는데

눈부시게 빛나던

우리 추억을 삼킨다.

고마웠던 나의 친구여, 안녕


<노래, 작사, 작곡/이진성(먼데이키즈)>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그 마음이 가늠이 되어 더 아려옵니다.

떠난 친구의 방에 앉아 여전히 눈앞에서 웃는 얼굴을 마주 하듯 사진 속 모습에 무너지기도 수 십, 수 백 번일 겁니다.

열아홉 살 소년 둘이 만나 23세에 불의의 사고로 동고동락한 친구를 보내고 추억의 공간을 떠나며 전하는 마지막 인사입니다.

둘이 함께했던 시간과 노래를 간직하고 둘이 부르던 노래를 혼자서 부릅니다.



아직 여전히 "먼데이키즈"라는 이름을 지키는 이유는 떠난 친구를 다 보내지 못 해서일 겁니다.

그리고 친구가 못다 한 가수로서, 아들로서 그를 사랑한 사람들과 부모님을 지키기 기 위함입니다.

"놓아야 한다. 놓고 살아라."

하는 말들이 나와 떠난 이의 약속이 흩어질까 봐 놓지도 못합니다.

어쩌면 무너지지 않기 위한 몸부림일 수도 있습니다.

세상을 살면서 수없이 만나고 헤어지지만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재회의 기회가 있으니 견딜 것입니다.

같은 세상에서 살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더 이상 앞을 내디딜 수 없이 털썩 주저앉아 있을 때 그들의 노래를 다시 들었습니다.

이진성..

혼자서도 둘이 있는 것처럼 그 자리에 있는 그를 보면서 남겨진 사람은 남겨진 사랑을 이어가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181223 먼데이키즈[이런 남자 + Letter] 콘서트 "너라는 세상" / 진성 병자 라이브 직캠 채널 : 먼데이키즈
https://www.youtube.com/watch?v=IyXqbAcNW48

<출처/youtube, 진성 병자>



2018년 12월 23일, 처음으로 공연장으로 발자국을 찍었습니다.

남겨진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은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을 지킬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1년을 잘 살아낸 나에게 선물을 주기로 했습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붙잡고 들어선 공연장에는 빈자리가 하나둘씩 채워지고 두 사람의 목소리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2층 앞 줄에 앉아서 공연 시작을 기다렸습니다.





이 사진은 위에 "이런 남자"와 "Letter"를 부르는 장면 앞에 공연장 스크린에 나타났습니다,

그 순간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어디선가 분명히 봤는데..

아는 사진인데..

모든 프로필에 사용하고 있는 사진입니다.

그런데 왜 저기에 있지.

콘서트에서 늘 사연을 미리 받아서 신청곡을 불렀는데 팬들의 사연 후 본인의 사연을 얘기하면서 화면에 띄운 것입니다.

댓글로 언제부턴가 일주일 두 번 정도 글을 쓰는데 너무 좋아서 기억에 남았는데 마침 공연장에 온다고 해서 궁금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오셨어요? 어디에 계신 가요?"

한참 머뭇거리다가 2층에서 슬며시 손을 들었고 모든 시선이 몰림과 동시에 대형 화면에도 제 모습이 보였습니다.

처음 겪는 일이라 사진을 찍어 놓을 생각을 못 한 게 두고두고 후회가 됩니다.

티 내지 않고 응원하려던 팬심이 들켜버렸고 사람을 잘 기억하고 댓글도 하나하나 읽는 가수님의 정성 덕분에 아직도 알아봐 줍니다.



그냥 가수들 중 두 사람이지만 비슷한 아픈 이별 이야기를 간직하고 남겨진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을 격려하고 서로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살면서 기댈 곳이 있다는 것은 믿는 구석이자 자신이 바로 서지 못 할 때 버팀목이 됩니다.

가까이 가지 못해도 멀리서 위안을 받고 언젠가 만날 날을 기약하며 지켜주는 무언가, 누가 있다는 건 큰 행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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