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도서관을 가기 위해 집을 나섰는데
비가 제법 많이 내리고 있었다.
순간, 그냥 집에 있을까 하다가
이왕 나선 김에 가보자 싶어서 걸음을 재촉했다.
우산에 닿는 빗소리와
비가 내려서 조금 서늘해진 공기도 나쁘지 않았다.
그때, 섬광처럼 뇌리를 스치는 한 사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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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19살 때 좋아했던 남학생.
그 남학생이랑 막 사귀기 시작할 무렵이었을까?
비는 내리는데 우산은 하나밖에 없고,
우산을 내 쪽으로 향하게 들고 있던
그 남학생의 한쪽 어깨가 비에 젖어 있었던 기억이 난다.
고3수험생이었던 우리는 그 해 대학입학시험을 쳤고,
운명의 장난처럼
난 합격했지만, 그 애는 떨어졌다.
하지만 대학 합격 여부가 우리 둘을 갈라놓진 못했고
대학생과 재수생으로 만남을 이어갔다.
그 애 엄마는 나를 썩 달가워하지 않으셨다.
공부에 방해가 된다면서...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일주일에 한 번 토요일 오후에
그 애가 다니던 학원 근처에서 만나 데이트를 했다.
방학 때 그 애가 다니던 학원 근처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도 했었는데...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부모님의 반대 때문인지..
나에 대한 마음이 식은 건지... 이별 통보를 해왔다.
그 후로 무수히 많은 날들을 눈물로 보내야 했고...
가끔 궁금해진다.
어디서 뭘 하면서 살고 있을지...
*커버이미지: 포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