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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닌 이름 18장

가족의 시작과 만남

by 아티크 Artique


2012년, 겨울.

첫 눈이 내린 날, 에밀리는 이른 아침 출근해 존의 책상에 커피가 담간 머그잔을 놓았다.
"굿모님!! 이번 커피 원두가 진짜 향이 좋아서 당신것도 같이 가져왔어요."
존은 고맙다며 그 선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에밀리는 그에게 가족이 그립지 않냐고 찾고 싶지는 않은지 물었다.
"난 가족을 아예 만들어 보려고…"그리고 가방에서 작은 상자를 꺼내 그녀 앞에 내밀었다.
열어보니 안에는 백금 밴드에 작은 다이아가 박혀반지 하나.
"나랑 결혼해 줄래요?" 존 다운 심플한 그러나 진심이 담긴 청혼이었다.

"가장 어려웠던 시절에 당신이 나를 버티게 해줬어요.
나도 당신에게 힘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

에밀리는 눈물이 났다.
기쁜 마음보다, 너무 오랜 세월 버텨야 했던 시간들이 먼저 떠올라서였다.
하지만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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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봄.

GENEALINK는 드디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10만 명이 넘는 사용자가 DNA 키트를 통해 자신의 유전자를 등록했고, 그 중 124쌍의 가족이 재회했다.

그날 밤, 에밀리는 홈페이지에 새로운 문구를 올렸다.

> "당신이 누구인지 모른 채 살아온 시간.
이제, 우리가 함께 답을 찾아드립니다.
— GENEALINK"

미순은 어디에 있는지 아무 흔적이 없었다. 혜순은 GENEALINK를 여러 곳에 홍보하고 미국과 스위덴 네덜란드 덴마크 등 주요 도시 기차역의 광고도 시작했다. 회사가 흑자에 들어서자마자 회사를 알리기 위한 과감한 투자였다.


미순 생각을 거의 못하고 바쁘게 살던 어느날
**혜순(에밀리)**에게도 기적 같은 알림이 도착했다.

> “Family match found.”



‘이름: Lisa Choi (born 1973, Korea)’

에밀리는 숨이 멎는 줄 알았다.
오래전 6살이던 그녀가, 울면서 붙잡았던 그 이름 — 미순.
이제 그녀를 찾았다.
아니, 서로가 서로를 찾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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