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되는 성격소유자의 만남의 결과
부부는 반대로 만난다는 말이 있다. 배우자와 결혼한 지 30년 주년이 되었다. 극과 극의 서로 반대되는 성격으로 우리는 소개받은 날을 시작으로 많이 부딪쳤다. 그래서 만난 지 몇 개월 만에 치고 박고 서로 간의 성격차이만 확인하고 헤어졌었다.
그런데 완전히 끝난 줄 알았던 배우자가 6개월 만에 전화가 왔다. 아직도 자기를 기억하고 있냐고 물었다. 그 때나 지금이나 성격이 우유부단했었던 나는 그냥 기억은 하고 있다고 지나가는 식으로 얼버무렸다. 나의 의사표시를 오해한 배우자는 그 뒤로 일사천리로 결혼식을 추진했다.
사실 다른 여자들과 교제를 열심히 추진하고 있던 나는 나도 모르게 배우자가 진행하는 대로 따라가고 있었다. 그렇게 의존적이었던 나의 성격은 결론적으로 화를 자초했다. 나는 상대방의 마음을 도대체 알 수 없었다.
결혼식을 올리고 갔던 신혼여행지에서부터 싸우기 시작했다. 결국 신혼첫날 화가 났던 배우자는 호텔의 방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여행패키지에서 만났던 다른 신혼여행을 온 신랑과 술을 마실 수밖에 없었다. 그 뒤에 밤늦게 갔는데도 화가 안 풀렸는지 문을 안 열어 주어서 할 수 없이 프런트 직원을 대동하고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다음 날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또 사람들 앞에서 환하게 웃었다. 도대체 알 수 없었다. 아이가 태어났지만 또 계속 싸우게 되었다. 싸우는 이유 중에 또한 고부갈등이 추가되었다. 아버지의 불같은 성격과 와이프의 강한 성격은 항상 부딪쳤고 처신방법을 배우지도 듣지도 못했던 나는 그대로 고래싸움에 등이 터지는 새우와 같았다.
배우자는 이혼하자는 소리를 밥먹듯이 했다. 부부싸움 5분만 되어도 벌써 이혼소리가 나왔다. 나는 나대로 당할 수만은 없어서 대항하고 아이들은 중간에서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아이들에게 미안하여 과거에 정식으로 아이들에게 사과한 적도 있었다.
아무튼 그 당시에 나는 매일매일 폭음을 하고 집으로 들어갔고 배우자도 질 수 없다는 듯이 술을 마셨다. 나는 가급적 집에 늦게 들어갔다. 그러다가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외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를 공부했다. 집에 늦게 들어가 위하여 공부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법도 공부하고 사회복지도 공부하였으나 도대체 배우자의 마음을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심리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심리를 공부해도 배우자의 마음은 알 수 없었다.
소크라테스의 부인이 유명한 악처인 크산티벳이라고 하는 데, 소크라테스는 부인 덕분에 철학자가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일단 철학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서 생각해 보니 배우자는 악처가 아니고 우리는 서로 너무 달랐을 뿐이었다. 다른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하니 무조건 부딪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지금은 무조건 배우자에게 맞추기로 결심하고 실행하는 중이다.
많은 세월이 흐른 뒤 배우자는 배우자대로 명리학이나 타로에도 관심이 많지만 최근에는 그림에 빠져서 그리기 시작했다. 그림을 그려서 집을 가꾸기 시작하는 데 취미가 붙은 것 같다. 배우자는 예술가가 된 것 같다. 나도 배우자의 마음을 알아보려고 노력한 것이 어느새 철학자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