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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크릿 세이 Jan 14. 2024

심리상담 이제 그만하려고요.

마지막 심리상담 ㅣ 여덟 번째 시간

       무엇을 그리고 싶은지 알려면

       그리기 시작해야 한다.

                        -파블로 피카소-



상담사 : 잘 지내셨나요? 12월 23일 마지막으로 만났었죠. 새해 들어 처음 만나는 거니까 딱 3주 만이네요.

담소 : 네~ 오랜만이죠. 저는 10일 동안 전라도에 있는 사찰 템플스테이 잘 다녀왔어요. 그곳에서 제가 원하던 것을 찾았어요. 저의 상담 목표를 이룬 것 같아요. 그래서 기분 좋게 오늘로써 상담을 마무리하려고 왔습니다.

상담사 : 그러셨군요. 담소님의 상담 목표는 [자유롭게 살아가는데 제약이 되고, 한계를 만드는 것들을 발견하여 해결하고 싶다] 였지요.

담소 : 맞아요. 저의 문제는 감정 변화를 인지하기도 전에 감정에 의해 말이나 행동이 먼저 튀어 나가는 거였어요. 감정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해서 자유롭지 못했죠. 통제 불가능한 감정은 삶의 제약으로 작용했고요. 감정 문제를 해결하는데 선생님께서 알려주셨던 ‘마음 챙김과 감정 알아차리기’가 정말 많은 도움이 됐어요. 템플스테이에서 좋았던 경험이 여러 가지 있었지만, 그중에서 두 가지를 이야기하고 싶어요.

첫째는 템플스테이에서 ‘억지로 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어요. 4시간 좌선 명상을 통해 억지로 함이 없으되 자연스럽게 하는 것을 몸으로 익혔고,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배웠어요. 이제 일상생활에서 반복적으로 연습만 하면 될 것 같아요.

둘째는 의식적으로 나의 무의식 깊은 곳에 접근할 수 있게 됐어요. 무의식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난리 치는 나’를 발견했어요. 지금까지 내가 왜 그렇게 나를 알리려고 했는지, 나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노력했는지 원인을 찾았죠.


나의 무의식 깊숙한 곳에 작은 무인도가 있었고 그곳에 ‘내가 있는지도 몰랐던 나’가 있었어요. 무인도에서 새하얀 백기를 좌우로 크게 흔들며 소리쳐 구조요청을 하고 있었죠. 무인도에서 자신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었어요. 한마디로 내 안에는 ‘내가 있다’라는 것을 알리려고 지랄발광하는 자아가 살고 있었어요.


나 여기 있어요.

내가 여기 있는 것을 알아주세요.

나를 발견해 주세요.

그래야 내가 살 수 있어요.


나의 통제를 벗어난 말과 행동의 원인이 되는 자아예요. 템플스테이는 나 자신을 더 많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이번에 심리상담과 템플스테이에서 배운 것들을 통해 지금 보다 더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상담사 : 좋은 소식 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담소님의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해요. 담소님이 원하는 것을 모두 이룬 지금 당신은 무엇을 계획하고 있으세요?

담소 : 미래 계획 자체는 변하지 않았어요.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할 것 같아요. 아마도  쓰고, 경제와 투자 공부, 마음공부를 하고, 또 알고 있는 지식을 행동으로 실천하고 수행하는 삶을 살겠죠. 제가 경험하고 깨달음에 이르는 과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글을 쓰고 싶어요. 그 이후 사업에 도전할 것 같아요. 제가 하는 사업이 제 주변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우선은 제 주변 사람들이 행복하기를 바라고요. 제 주변인들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며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그들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상담사 : 심리상담을 하다 보면 상담 이후 긍정적으로 변화되시는 분들이 많이 있어요. 그런 분들이 가장 많이 두려워하는 것이 또다시 과거의 자신으로 되돌아갈까 봐 걱정도 하시고 두려워도 하시거든요. 담소님은 어떠세요? 상담을 진행하면서 글쓰기에 관해서 가장 많이 힘들어하셨는데 또 글 쓰는 것이 힘들거나 글이 잘 써지지 않는 힘들고 괴로운 상황이 다시 찾아온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담소 : 그런 순간들이 많이 찾아오겠지요. 없을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지금 질문에 세 가지 답변이 떠올라요. 예전에 과거의 나로 되돌아갈까 봐 정말 많이 두려워하고 걱정하면서 힘든 시기를 보냈어요. 과거의 내가 행동하지 않고 게으르고 나태했던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으니까 더 두려웠어요. 내 삶이 변하지 않을까 봐. 또 과거의 괴로운 진창 속으로 되돌아갈까 봐. 작심삼일만 반복하는 저 자신이 너무 한심해서 괴로웠어요. 끝까지 해내겠다고 굳게 결심해도 작심삼일밖에 안 되는 저 자신이 부끄럽고 수치스러워서 우울하고 무기력해졌거든요.


100일 동안 108배 도전을 하면서 극복했어요. 매일 아침 108배가 하기 싫었어요. 실패도 자주 했죠. 실패할 때마다 했던 생각이 있어요. 결국 저는 100일 동안 108배 도전에 성공했어요. 


작심삼일이라도

멈추지 않고 계속 반복하다 보면

1년 365일 중 300일은 하고 있지 않겠나.

고작 작심삼일 했다고

의기소침해 있거나 멈추지 않고

3일 하고 멈추고 3일 하고 멈추기를

반복 또 반복하자. 그렇게 해도 괜찮다.

 

조급해하거나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멈췄다고 포기하고 주저앉지 말자.

멈췄으면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하자.


두 번째는 전문가나 문제를 해결해 본 경험이 있는 분들께 물어보기도 하고 도와달라고 요청할 거예요. 마음이 어지럽고 괴로울 때 스님들 말씀을 찾아서 들으며 마음이 편안하고 안정되도록 도움을 받았고. 이번에 상담센터를 찾아와서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한 것처럼 말이죠.


세 번째는 힘들고 괴로운 감정과 순간들을 ‘있는 그대로 보기’ 예요. 힘들거나 괴롭다고 해서 회피하거나 억압하지 않고 감추지도 않을 거예요. 제 안에는 수많은 내가 살아가고 있어요. ‘수많은 나’ 중에서 한 명이 괴롭다고 소리치고 발버둥 치는 거잖아요. 어린아이 돌보듯이 힘들다고 투정 부리는 소리를 들어주고 바라봐 주고 보듬어 줄 거예요. 수많은 나중에는 ‘힘든 나’도 있지만 모든 걸 초월한 ‘사랑으로 충만한 나’도 있으니까요. ‘사랑이 충만한 나’가 ‘힘든 나’를 돌봐 줄 거예요.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는 이번에 심리상담과 템플스테이를 통해 배운 거예요.




힘들고 어렵다고 그 순간을 피해야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좋은 글을 쓰려고 노력해도 효과가 없거나 평소보다 실력이 더 안 좋게 느껴지는 경우 의욕이 상실되죠. 힘들거나 어려운 순간이 찾아올 때마다 그냥 있는 그대로 바라봐 줄 거예요. 그때 느끼는 감정이나 그 상태를 글로 써내려 가겠지요. 의욕 상실로 무기력한 상태에서 벗어나려고 억지로 애쓰지 않고, 있는 그대로 느끼고 바라봐 줄 거예요. 그리고 그냥 그 당시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할 거예요.


심리상담소의 문을 두드리고, 템플스테이 참석을 했던 모든 경험은 운명처럼 나에게 필요했던 거예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내가 수용하고 받아주기 위해 지나와야 했던 길이었어요. 지나와 보니 알겠더라고요.


무의식에 휘둘리지 않고 내가 나로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심리상담을 받은 후 제가 어떤 상태에 놓여있고, 상담이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제가 살아가는데 선생님께 배운 것들이 좋은 방향으로 영향력을 발휘할 것 같아요. 정말 큰 도움이 되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 많이 감사드려요. 선생님 덕분입니다.


상담사 : 저 또한 감사드립니다. 저도 많이 배웠습니다. 또 좋은 소식으로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의 담소님의 삶을 응원할게요. 그동안 수고 많으셨어요.



파블로 피카소의 말처럼 무엇을 그리고 싶은지 알려면 그리기 시작해야 한다.

상담 전에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해결하고 싶은지 알지 못했다. 정작 문제가 무엇인지 알지 못했지만, 답답한 마음을 해결하고자 하는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실천했다. 상담센터를 찾아가 문을 두드렸다.

어느 누가 알았으랴 심리상담을 통해 내가 걱정하고 고민하던 것이 이리도 속 시원하게 해결되리라는 것을...

마지막 상담 후 홀가분한 마음으로 센터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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