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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창준 Mar 23. 2023

서커스

아직도 믿는가.

고단 없는 아름다움을. 불우가 결여된 화려함을.     

어린 견습생들이

손가락을 제물로 바치고서야

간신히 빠져나올 수 있었던,

어린 소녀들이

죽음을 통해서만 고단한 삶으로부터,

폭격으로부터 해방되는,     

친구의 하나뿐인, 착한 오빠가 자살을 하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또 다른 친구가

그 시신을 수습하게 하는 이 세계를.     

그리고 당신의 자리가

무대가 아닌 객석일 것이라는 착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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