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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도 Mar 05. 2024

주제 :  나의 습관과 그의 영향

미션 :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습관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봤다.

어떤 행위를 오랫동안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익혀진 행동 방식을 일컫는다.

유의어에 버릇이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두 단어가 쓰이는 뉘앙스가 달라서 뜻도 다를 거라 생각했다. 단순하게.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처럼 오랫동안 유지되는 반복되는 습관.

나에겐 유년 시절부터 이어져오던 나쁜 습관이 있다. 결혼 전에는 엄마한테 혼났고 결혼하고선 남편한테 지적받는 버릇.

아이가 자라는 동안 아빠가 하는 말을 들어서인지, 예전엔 "엄마, 또 뜯고 있네요."라는 말을 한 적도 있다.

손톱 옆에 난 작은 거스러미를 피가 날 때까지 뜯게 된다. 나쁜 습관인 줄 알면서 멈출 수가 없다.




여기까지 말하면서 "또 봐, 나쁜 점부터 이야기하는 거."라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주제를 읽을 때만 해도 나의 좋은 습관을 말하고 싶었다.

희한하게도 나쁜 습관을 적고 있는 나.

스스로의 부정적인 모습을 들추어 나를 낮표현하는 일은 정말 꼭 고치고 싶은 습관이다.

스스로 잘하고 있다고 남들은 확언일기까지 쓴다는 판국에 제 점수 깎아먹는 말과 행동을 하는 사람이 바로 나인 거다.

누군가의 칭찬도 낯부끄러워 온전히 받아들이지도 못하고

"그렇지도 않아요. 제가 뭘요. 아직 한참 부족해요."

라고 말하게 된다.

스스로 자신을 부족하다 표현하니, 나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도 생겨났다. 내가 나를 막 대하니 남들도 나를 막 대했다. 그 상처는 온전히 내 몫이었고.


아이를 낳고서 나는 결심했다.

나를 낮춰 표현하는 나쁜 습관을 벗어버려야겠다고. 

그건 겸손한 것도 예의 바른 것도 아니고 그저 나를 함부로 대해도 된다는 빌미만 제공했다.

그저 자존감만 무참히 짓밟혔다.

나에게 함부로 하는 사람에게 말했다.

"내 아픈 과거가 너희들 안주거리니? 앞으론 내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으면 좋겠어."

입술은 파르르 떨리고, 목소리는 물기를 머금었다. 두 손은 주먹을 꽉 쥐어 손톱자국이 빨갛게 났다. 눈물이 날 거 같아 쓴 소주 한 잔 털어 넣고 꿀꺽 삼켰다.

그렇게 나는 내 자리를 조금씩 높여갔다.



아이가 자랄수록 더 연습하고 노력했다.

엄마의 부정적인 피드백이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한 정신의학과 교수의 강연 내용을 듣고 충격받았던 게 컸다.

내 아이에게 안 좋은 일이 생겨도 금세 털고 일어날 수 있는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득 채워주고 싶었다.


잘하고 있다고, 노력이 멋졌다고, 실수할 수 있다고, 도전한 게 제일 잘한 일이라고 늘 말해줬다.

아이들에게 해주는 말인 동시에 나에게도 해주는 말이었나 보다. 아이가 한 살 두 살 자라는 동안 내 마음도 한 뼘 두 뼘 자라났다.


나쁜 습관 저리 비켜!!


그런데도 제일 처음 꺼낸 말이 거스러미 뜯는 습관이라니. 기똥차다.

아직도 부족한가 보다.

자신을 좀 더 믿고 스스로도 멋지다 인정할 수 있으려면.

나쁜 습관은 나쁜 영향을 가져온다.

영원불변의 법칙이다.

살아온 모습을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나쁜 습관 좋은 습관들이 모여 하루를 채웠다.


문뜩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났다.

새해 계획 세울 때 나쁜 습관 하나를 없애는 데 집중하는 목표도 세우면 좋겠다고!!!

벌써 24년도 두 달이 지났지만, 올해 목표를 세워야겠다.


"나를 낮추는 생각, 표현, 행동하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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