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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도 Mar 04. 2024

주제 :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치밀하게 묘사해 보세요

미션 : 없음




김이 모락모락 올라온 채로 포장한 그것을 담은 비닐봉지엔 물방울이 방울방울 맺혔다.


꽉 묶인 봉투 손잡이를 조심해서 열어보면 갈색 종이봉투를 가득 채운 작은 조각들.
갈색빛이 도는 노란 튀김옷.
두껍지 않게 얇은 것이 포인트.
속살이 보일 듯 말 듯 아슬아슬하다.


손에 들고 뜯을 것도 없이 한입에 쏙 넣어 오물거리면 뼛조각 하나를 발골할 수 있다. 이 집만의 세심한 배려 포인트.
손에 기름 무칠 필요 없이 젓가락질로 우아한 식사를 제공하는 주인장에게 별 다섯 개의 후기로 감사한 마음을 남겨본다.

가끔 발견하는 순살과 껍질만으로 튀겨진 조각은 뼈를 잘 발라먹지 못하는 아이를 위한 앞접시로 살포시 내려놓는다.
이 모든 일이 젓가락 하나로 가능한 일이다.


입술 번들거리게 한 입 가득 넣어 오물거리는 모습들. 볼터지게 고소한 맛이 가득한 입.
젓가락으로 반 갈라 살만 쪼끔씩 골라 먹는 일은 불경한 죄를 짓는 일이다.


짭조름한 맛에 후추와 카레의 향이 살짝 덮인 노랑이통닭.

큰 후라이드 치킨 한 마리.
이름마저 마음에 든다. 약병아리는 쓰지 않았다는 듯 이름에 떡 하니 '큰'이라 표기해 누구보다 많은 양의 치킨을 먹고 싶어 하는 마음을 충족시킨다.







가끔은 반질반질 빨갛게 옷 입은 치킨도 선택한다.
윤기가 자르르.

알알이 박힌 깨소금마저 사랑스럽다.
순한맛, 보통맛, 매운맛.
매운맛을 선택해 주문한 후, 땡초 두 개를 쏭쏭 썰어 준비해 둔다. 작은 접시 위해 얇게 썰린 땡초향으로 이미 입맛을 다시게 되는 마법의 시간.


떡볶이떡이 가로로 세로로 아무렇게나 누워있고, 순살로 준비된 녀석은 야들야들 부드러운 속살을 자랑한다.
가장 탱탱하고 촉촉한 것을 한 입에 넣어 꽈직 씹으면 팡 터지는 육즙. 땡초 하나를 빠르게 추가한다.
매운맛이 배가 되며 쌓였던 스트레스가 땀으로 콧물로 배출되는 순간.

세상의 모든 근심 걱정은 온데간데없고 오로지 매운맛이 전해주는 통증에만 집중하게 된다.


"이것만큼 아파?"

"살아볼 만하지 않아?"

지쿠바 순살 양념 치킨으로 인생을 배운다.



내가 사랑하는 치킨.

딱 꼬집어 두 브랜드의 각 메뉴.

365일 삼시 세 끼를 치킨만 먹고살라고 해도 가능할 정도로 사랑하는 음식이다.

오늘은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이미 배달앱을 열었다.

두 개를 동시에 시킬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꼭 한 번 맛보시길 추천한다.

내돈내산.

수많은 별을 쏘게 한 애정하는 두 메뉴를 소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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