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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도 Dec 04. 2023

늘 그대

심현보 글 / 곽수진 그림 / 반달서재


✍️

뭐랄까, 그냥 그럴 때 있지.

정말 아무것도 내 것 같지 않다고 느껴질 때.

가만히 그대 이름을 부르곤 해.

늘 그걸로 조금 나아져.


✍️

뭐랄까, 그냥 그럴 때 말이야.

더는 아무것도 머무르지 않는 게 서글플 때.

숨 쉬듯 그대 얼굴을 떠올려 봐.

늘 그걸로 견딜 수 있어.




잔잔한 파도가 몰아치기만 해도

마음이 한없이 무너지는 나.


작은 불안증은

늘 나를 옥죄어 왔다.

작은 걱정에서 시작된 고민은

끝날 줄 모르는 돌림노래 같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는

티브이 프로그램뿐만이 아니었다.


회색 뇌세포에서

랜덤 플레이하듯

다양한 주제로 무한 반복되는 그놈들.


그럴 때 있지.

그럴 때 말야.

따뜻한 고사리 손이 다가온다.

아이의 눈은 내 기분을

고스란히 느끼고 있음을 내비친다.


나의 작은 변화도 놓치지 않고

그 작은 심장

더욱 빠르게 움직여 온다.


마치 내 불안이

작은 심장에 독을 퍼트린  것 같아,

내 마음은 또 한 번 큰 파도가 몰아쳐왔다.


오늘도 맞잡은 두 손.

그 작은 손에 기대어 또 한 번 의지를 불태운다.

가만히 너를 바라보고

조용히 이름을 읊조리는 힘으로,

소금쟁이가 평화롭게 노니는

잔잔한 호수 같은 마음을 주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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