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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도 Feb 07. 2024

주제 : 취미와 열정

미션 : '~생각했다' 없애보기

나는 정말 호기심이 강한 사람이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일은 언제나 즐겁기 때문에 삶의 활력소가 된다.

다만 한 가지에 올인하지 못하고 금세 시들해지고 마는 게 단점이랄까.

특기가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뭐든 곧잘 배웠다. 재밌어하는 사람이 가진 힘은 매우 놀랍다.

"처음 하는 사람 맞아요?"

라는 말을 자주 들을 정도로 신나서 배우니 잘하게 되더라. 공부가 신났어야 했는데 아쉬울 따름이다.


인사치레로 하는 칭찬이어도 좋았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했듯이, 입에 발린 칭찬이라도 나는 덩실덩실 춤을 추며 열심히 배웠다.

이제 곧 중급자 단계를 시작하려는 그때.

어김없이 새로운 흥밋거리가 눈앞에 나타난다.

"이게 더 재밌어 보이지 않나요?"

전단지는 나에게 손짓했다. 이리 오라고.

"할 줄은 아는데 잘하지는 못해요."라는 말을 종종 한다. 다 이유가 있는 멘트였다.


하지만 늘 예외는 있는 법.

호기심에 시작해도 늘 6개월을 넘기지 못했던 나는 대학시절 내내 배웠던 게 있다.

바로 스윙댄스.

재즈 음률에 맞춰 다운바운스를 느끼며 음악에 몸을 맡기는 것. 엄청난 열기와 흥분으로 늘 그 시간만을 기다렸다.




우연히 발견한 스윙댄스 추천 카페.

남녀가 짝지어 추는 춤은 스포츠댄스나 살사만 있다고 생각했던 그때.

실수로 눌러진 스윙댄스 카페 창이 열리자 울리는 배경음악에 맘을 빼앗겼다.

나중에 알게 된 노래 'What can I say dear after I say I'm sorry'는 지금까지도 잊지 못할 노래로 기억된다.

그리고 곧바로 보이는 대문 사진.

20, 30대의 젊은 남녀가 즐겁게 스윙댄스를 즐기는 모습을 여러 장의 사진으로 꾸며놓았다.

앞뒤 따지지 않고 바로 가입한 나.

그날부터 시작된 스윙댄스 사랑은 대학을 졸업하기 전까지 이어졌고, 매주 토요일은 온종일 스윙댄스를 배우고 즐기는 시간으로 보냈다.

처음으로 중급자 문턱을 넘어선 취미생활.



그 후로 왜 그만두게 되었는지는 사연이 길므로 또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때 풀어보겠다.

가장 열정적으로 빠져들었던 스윙댄스.

지금은 댄스 대신 재즈 음악만 즐기지만 참지 못하고 혼자 스텝을 밟기도 한다. 주책이지만 참지 못할 때가 있다.

노래가 좋아서, 그저 기분이 좋아서.

지금도 여전히 그 스텝일지는 알 수 없지만 그때는 다운바운스 잘 타고 텐션 좋은 '샤먼킹'으로 활동했더랬다.


지금도 가끔 스텝을 밟아본다.

'What can I say dear after I say I'm sorry' 플레이한 후 파트너 대신 문고리를 잡고  린디홉 스텝을 밟으면 어느새 눈앞엔 스테이지가 펼쳐진다.

뜨거웠던 청춘을 떠올리게 하는 스윙댄스.


"그래, 나도 그럴 때가 있었다고."

"니들만 청춘인 줄 알지?"

하며 잔뜩 으쓱하곤 한다. 지겨운 "라떼는 말이야"를 운운하며 아이들에게 추억담을 이야기하다가 혼자 흐뭇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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