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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도 Feb 17. 2024

주말 주제 : 주어진 사진 묘사 혹은 스토리 만들기

미션 : 없음

홀가분하게 떠나는 여행.

혼자 떠나고 싶었던 여행이지만, 너무 쓸쓸한 건 싫어서 친구에게 함께 떠나자고 말했다.

친구는 흔쾌히 함께 가겠다고 말했고, 단 한 가지 조건을 걸었다.

남편도 아이들도 모두 한국에 놓고 해외로 뜨자는 것. 이거면 거기가 어디든 무조건 함께 하겠다고 제안했다.

일이 커졌지만 이번 기회가 아니면 다신 오지 않을 거란 생각에 가족들을 설득했고, 우린 떠났다.

반대도 있었고, 울며 매달리는 아이도 있었지만 과감하게 출발했다.

공항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거웠지만 이내 설레고 신났다. 오두방정을 떨며 하하 호호 즐거울 수 있었던 건 친구가 옆에 있었기에 가능했다.

아이들과 남편이 나 없이 잘 지낼까 하는 생각과 친구와 단둘이 떠나는 해외여행을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은 접어두고 흥분되는 마음으로 마음껏 즐겼다.


길고 긴 비행시간을 마치고 우리는 그리스의 한 도시에 도착했다.

파란 하늘, 하얀 건물, 야자수 나무까지. 텔레비전에서 보던 시원하고 청량한 이미지가 그대로 옮겨진 도시. 도로를 중심으로 오른쪽엔 마을이 왼쪽으로 해안가가 펼쳐지는 곳이라니.

가만히 테라스에 앉아만 있어도 기분 좋을 도시에 도착했다. 숙소는 무리가 되더라도 돈을 좀 더 주고 좋은 곳으로 잡았다. 테라스에서 오션뷰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단순한 로망을 꼭 이뤄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이들 짐을 빼고 나니 내 짐은 이렇게 단출한데, 그동안 얼마나 이고 지고 여행을 다녔는지 새삼 깨달았다. 가벼운 가방을 던져놓고 친구와 나는 한시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마음으로 우선 숙소를 빠져나왔다.

목적지 없이 그곳이 어디든. 


"우리 어디로 가볼까?"

"글쎄!! 오른쪽부터??"

우리는 내리쬐는 햇살에도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우리의 여행은 이제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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