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別)

by 이토리

정말 소중한 무언가가 내 곁에 없다는 것은 때론 좋은 일이기도 한 것 같다는 생각을 가끔 하기도 하였다. 상상의 열매가 무한히 맺혀 더 이상 온전한 것이 아니게 될 때, 언젠가 그런 심술궂은 생각을 하곤 한다. 귀중한 존재가 내 곁에 없다면 나중에 우리가 세월에 이기지 못해, 아니면 신의 계획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이별을 고해야 할 때, 눈물 흘릴 일이 적어질 것 같으니. 비애를 통째로 받아내기보다 완강히 거부하는 모양새인 것이다. 그렇게 되면 고통받을 일이 적어질 테니, 더불어 내가 언젠가 세상을 향해 작별을 고할 때 전해지는 슬픔을 받는 이가 적어질 테니. 이기적인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내 곁에 사랑하는 것이 늘어갈 때마다 양면적으로 남몰래 사색하였다.


그렇게 무심코 그려보았던 사랑하는 것에 대한 온전한 무존재, 그때는 현실로 전환될 거라는 생각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에 상상만으로는 잃는 슬픔을 겪는 것보단 나름 괜찮을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막상 내 코 앞에 실제로 상황이 다가왔을 때는 누군가의 옷깃이 스치기만 해도 하염없이 부서졌다. 그렇게 마주하게 된 나의 첫 별 (別). 고등학교 시절 공중전화 수화기 너머 듣게 된 부모님의 갑작스러운 이혼으로부터 쓰나미처럼 저 멀리서부터 짙은 안개가 몰아쳤고 서프라이즈로 무너진 나의 사랑의 세계는 금이 가는 것도 보지 못한 채 거대한 파편부터 마주해야 했다. 상당히 날카로운 현실감이 내 마음을 후벼 파놓았다. 실제로 사랑하는 것을 잃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된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무엇을 깨닫게 하려고 신은 왜 나에게 이러한 상황에 놓이게 한 것인가. 신을 원망하기도 하고 억지로 깨달음을 찾아보려고 노력했던 때도 있었다. 이제는 정말 소중한 무언가가 내 곁에 있을 때 극진히 그 시간을 만끽하려고 한다. 그러면 마냥 슬프지만은 않은, 행복한 슬픔이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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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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