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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인공 Mar 04. 2024

보이는 숫자가 전부는 아니야.

돈 없으면 사랑이 창문 밖으로 나간대

결혼은 현실이야
돈 없으면 사랑이 창문 밖으로 나간대


순수한 마음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에 충실했던 1막이 끝나고 머리의 개입이 들어가는 현실적인 사랑을 하는 2막으로 접어들었을 때, 문득 나이를 먹어가고 있구나를 실감한다. 교제의 끝에 결혼을 배제할 수 없는 시기가 슬슬 찾아오는 20대 중후반 무렵. “어떤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 행복할까, 지금 옆에 있는 사람과의 결혼이 가능할까? 결혼할 만한 상대가 아니면 시간낭비하지 말고 헤어지는 선택을 하는 게 더욱 현명한 것이 아닐까? “라는 고민의 시발점은 “결혼은 현실이니까.”

현실이 뭔데?

한국에서는 소개팅을 할 때도 남자는 여자를, 여자는 남자를 육각형에 부합하는 사람인지를 판단하기 위한 다음과 같은 척도가 있다.

외모, 재력(능력), 집안 환경, 교육 수준, 성격, 기타(종교).

자 여기서 소거법을 활용해서 주관성이 개입되는 것들은 지워버린다고 하면 성격은 상대에 따라 기준점이 상이하기 때문에 만나가면서 대화를 통해 소통이 안될 정도로 이상하지만 않으면 보통은 통과된다고 본다. 그러면 남은 것은?

객관적 수치인 남녀의 키, 눈에 보이는 체격 및 몸매, 전문직인지 어떤 직장을 다니는지에 따라 계산되는 연봉, SKY부터 서열화되어 있는 교육 수준, 가정이 화목한지까지는 감히 상상할 수 없지만 어디 사는지 지역에 따라 나오는 시세까지. 보이는 숫자로 매겨지는 등급과 서열. 이에 따라 육각형의 총점이 비슷한 사람들 끼리끼리 만나는 이성이 지배하는 숫자 사회.

현실에 찌들어 마음의 불씨가 재로 변해버린 삭막한 사회 속에서 이렇게 관계를 시작하는 것이 과연 행복할까?


물론 보이는 삶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국에서는 품위를 유지하고 사회적 위치가 내려가지 않는 이러한 결혼은 어떤 이들에게는 행복할 수 있다. 또한 결혼과 육아, 모든 것들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재화가 필요하고 이성적인 사고가 개입되는 것은 현명하다는 사실도 부정할 수 없다.

“돈이 없으면 불행하지만 돈이 있으면 잠시나마 행복을 살 순 있어.”  “벤츠에 앉아서 우는 게 차라리 나아 “ 가 괜히 생겨나진 않았겠지. 나 또한 국제연애를 시작하기 전에 한국사회 우물 속에서 상대방의 직업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조건을 따지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또한 교직원을 선택했던 것도 (지금은 퇴사했지만) 여자는 공무원, 공기업, 교직원 (육아휴직도 되면서 안정적이니까)을 남자는 전문직 혹은 대기업(연봉이 높으니까) 커플이 안정적이고 잘 산다는 프레임에 나를 맞춰 끼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분명 더 가치 있는 것들을 쫓을 수 있을 텐데. 객관화된 수치만이 정답은 아닐 텐데.라는 의심을 품기 시작했고 해외여행을 통해 만났던 다양한 외국인들의 시각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Visible Tangible이 아닌 Invisible Intangible 하지만 분명 중요한 가치.


이번 휴가 때 뭐 했어?

해외여행 갔다 왔어.

인센티브 받은 걸로 뭐 했어?

쇼핑하거나 필요한 명품을 샀어.

눈에 보이는 자랑할 만한 만질 수 있는 것들을 쫓는 것이 아니라


이번 휴가 때 뭐 했어?

2주 동안 유기견 봉사활동을 갔다 왔어.

인센티브 받은 걸로 뭐 했어?

제3세계의 굶주리는 아이들에게 적은 돈이라도 기부했어.

세상의 진짜 중요한 가치를 쫓는 사람들.

가진 것보다 가지지 못한 것들을 걱정하며 세계적인 뉴스, 정치, 경제, 사회에 보다 큰 것들을 걱정하며 humanity에 중요도를 두는 사람들.

결국 눈을 감는 그 순간에 마음이 더 풍요로울 수 있으려면 어떤 가치를 쫓는 것이 맞을까요? 실제로 겪은 저의 경험담이 다소 극단적인 묘사였을 수는 있으나 세상에 정답은 없으니까 맞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믿으며 올바른 선택을 내리세요. 늘 그렇듯 판단도 선택도 책임도 모두 당신들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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